[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217cm의 거구를 출전시키면서 손에 맞는 글러브조차 준비하지 못했다. 최홍만(34)의 종합격투기(MMA) 복귀전 무산은 돈 문제만이 아니다.
최홍만은 12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레볼루션2 - 혁명의 시작’에 출전하여 카를로스 도요타(브라질)와 대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레볼루션2 - 혁명의 시작’은 파행을 거듭했다. 2차례 연기 끝에 사전 예고됐던 저녁 7시가 아닌 8시 30분에야 첫 경기가 열렸다.
↑ 최홍만(오른쪽) 측에서 공개한 글러브. 억지로 착용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다. 글러브 안의 솜도 삐져나와 있다. 사진(서울 SK핸드볼경기장)=옥영화 기자 |
대회 후 기자회견에서 최홍만은 “열심히 준비했는데 무산이 되어 억울하다”면서 “격투계에서 이런 상황을 많이 겪었다. 이제는 더는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고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최홍만 측은 “이번 일은 최홍만이 아닌 주최사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증거를 공개했다. 무언가의 힘을 받아 가죽이 찌그러진 흔적이 역력한 글러브였다.
“주최사에서 지급한 글러브는 최홍만의 손에 들어가지 않았다”며 “일부를 찢으면서까지 시도했으나 소용없었다”는 설명이 더해졌다. 찢은 탓인지 글러브 안의 솜이 일부 삐져나왔다.
글러브는 착용자의 손을 보호하는 기본 장비다. 안면 등 상대 선수의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최홍만의 출전 거부는 본인과 도요타 모두를 위한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레볼루션’ 전상길 대표는 “글러브 제작 시간이 2주밖에 없었다. 최홍만을 위해 별도로 주문한 것이라 맞을 줄 알았다”면서 “글러브가 작다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핑계로 여겨진다. 돈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물론 프로선수는 금전적인 이득을 위해 경기한다. 대전료 미지급이 근본적인 이유인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프로를 떠나 스포츠에서 선수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홍만은 2009년 10월 6일 ‘드림 11’에서 미
킥복싱 선수로 2005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에 등극한 것이 대표적인 경력이다. 격투기 데뷔 전에는 제41대 천하장사를 지냈다.
[dogma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