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지난 11일 전격 해체된 국내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퓨처스리그 가입 약속 논란에 대해 이상일 전 KBO 사무총장이 입을 열었다. 이상일 씨는 고양 원더스가 창단작업을 한창 진행 중이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KBO 사무국의 최고 책임자인 사무총장을 맡고 있었다.
이상일 전 사무총장은 18일 MK스포츠와 전화통화에서 “당시 KBO가 문서는 물론, 구두로도 원더스측과 퓨처스리그 정식 편입을 논의하거나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 지난 12일 해체 하루 뒤에도 훈련에 참가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고양 원더스 선수들. 사진=MK스포츠 DB |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KBO가 고양 원더스의 퓨처스리그 편입에 대해 구두 약속을 해놓고 정식 문서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기피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일 전 사무총장은 "고양 원더스와 어떤 구두 약속도 한 적이 없다. KBO 시스템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구두 약속’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 총장은 "KBO는 고양 원더스와 MOU를 맺기 직전인 2011년 9월6일 단장회의 결과인 '퓨처스리그에 편입시킬 수 없다'는 내용을 고양 원더스측에 전달했다. 고양 원더스는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그 해 9월15일 MOU 문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퓨처스리그에 교류경기 형식으로 참여한 고양 원더스는 끊임없이 퓨처스리그 정식 가입을 KBO에 요청했다. 고양 원더스 주장은 독립야구단 창단의 시작이 바로 퓨처스리그 정식가입이었다는 것이다. 고양 원더스측은 “KBO가 퓨처스리그 편입을 약속해 팀을 창단했고, 이는 문서로는 남아있지 않지만 KBO가 구두로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상일 전 사무총장은 “당시 KBO사무국 쪽에서는 독립야구팀에 관한 일처리를 진행하지 않았다. 따라서 구두 약속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이어 매우 곤혹스러운 어조로 “고양 원더스 창단은 야구발전실행위원회가 주도했다”고 털어놨다. 즉 고양 원더스의 창단교섭과 창단에 이르기까지 모든 절차가 야구발전실행위원회에서 다뤄졌다는 얘기다. 당시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위원장은 허구연 MBC 해설위원이다. 야구발전실행위원회는 KBO 산하 자문기구이다.
이 전 사무총장의 말에 따르면 KBO 사무국은 고양 원더스 창단 작업에서 완전히 배제돼 있었다. 2009년 6월 야구발전실행위원회 출범부터 현재까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구연 해설위원이 당시 허민 (유)원더홀딩스 이사회의장에게 독립구단 창단과 운영을 권유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에 대해 허구연 위원장은 MK스포츠와의 통화에서 고양 원더스와의 구두 약속에 대해 “잘 모른다”고 부인했다. 허 위원장은 “당시 유영구 총재와 이상일 총장 등 실무책임자들이 (원더스측을) 상대했다”며 "퓨처스리그 가입과 관련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허 위원장은 “경기 수가 너무 적다는 생각에 (경기 수를) 늘리자고 단장회의에서 주장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KBO 사무국과 허구연 위원장 양측 모두 고양 원더스와의 구두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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