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女양궁 5연패…눈물 훔친 ‘맏언니’ 주현정

[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안준철 기자] 아시안게임 여자 양궁 단체전 5연패. 한국 여자 양궁이 세계 최강자이자 아시아 최강자로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 여자양궁대표팀이 금메달을 차지하며 기쁨을 나누는 사이 뒤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양궁대표팀의 맏언니 주현정(32·현대모비스)였다.
여자리커브팀 장혜진(27, LH), 정다소미(24, 현대백화점), 이특영(25, 광주시청)은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단체 결승전에서 중국을 세트포인트 6–0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28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 결승전 및 남자 동메달 결정전이 열렸다. 한국 여자 리커브 단체 장혜진-정다소미-이특영는 중국을 상대로 금메달을 겨냥했다. 한국 주현정이 금메달을 획득한 후배들과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인천)=옥영화 기자

하지만 이들이 합작한 금메달은 맏언니 주현정의 대승적 결단 없이는 힘들었다. 애초 단체전에 나설 멤버는 이특영 대신 주현정이었다. 결선이 시작되기 전 본선에 진출할 선수를 뽑은 예선라운드에서 주현정의 성적이 더 좋았다. 하지만 주현정은 어깨 부상을 이유로 후배에게 출전을 양보했다.
맏언니의 양보로 대신 출전하게 된 이특영도 마음이 좋을리는 없었다. 많은 부담도 떠안아야했다. 하지만 이특영은 주현정에게 꼭 금메달을 바치겠다는 약속을 했고, 결승전에서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한국의 금메달에 큰 활약을 했다. 이특영은 “언니가 함께 뛴다는 마음으로 활시위를 당겼다”고 말했다.
뒤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본 주현정은 함께 웃고 울었다. 금메달이 확정된 순간에는 동생들과 얼싸안았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눈물 범벅이 된 주현정은 “내가 동생들한테 얼마나 큰 도움이 된지 모르겠지만 마치 내가 금메달을 딴 것처럼 기쁘다”며 “많은 부담이 됐을텐데 잘해줬다. (장)혜진이가 잘 이끌어줬다”고 말했다. 장혜진은 “언니가 좋은 꿈을 꿔서 그런지 부담없이 쏘라고 했다. 하지만 꿈내용은 아직 말해 주지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주현정이 꿈내용을 풀었다. 이불속에서 금메달을 꺼내 후배들에게 줬다는 내용. 함께 하지 않았지만 대승적 양보를 한 주현정도 사대에 선 후배들과 함께 한국 양궁 아시안게임 5연패의 주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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