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첫 골은 이번에도 참 늦게 터졌다. 한국만 만나면 대놓고 걸어잠근 탓도 있지만 열쇠 구멍을 맞추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그러나 첫 골이 나오니 봇물 터지듯 연속골이 터졌다.
30일 아시안게임 준결승 태국전, 결승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한국축구의 최대 난관이었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2010년 광저우 대회까지 1998년 방콕 대회를 제외하고 5개 대회에서 모두 준결승에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지독한 징크스였다.
이번 인천 대회의 준결승 상대는 태국. 그 동안 한국을 괴롭혔던 ‘서아시아’가 아니었다. 한시름을 놓았으나 달라질 건 크게 없었다.
한국은 지난 24년 동안 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에서 1골도 넣지 못했다. 1986년 서울 대회 준결승 인도네시아전 4-0 승리 이후 아시아경기대회 준결승 무득점이다. 때문에 첫 골을 넣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빠른 시간이면 더욱 좋았다.
↑ 한국은 30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준결승에서 태국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986년 서울 대회 이후 28년 만에 결승행이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문제는 조별리그 사우디아라비아와 2차전 이후 선제 득점이 터지는 시간이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는 전반 12분 만에 김승대(포항)의 결승골이 터졌다. 이후 라오스전에서는 전반 42분이 되어서야 이종호(전남)의 첫 골이 나왓다. 16강 홍콩전과 8강 일본전은 더욱 심각해, 각각 후반 14분과 후반 43분이 되어서야 태극전사의 세리머니를 볼 수 있었다.
공격이 안 풀린 게 아니었다. 상대도 인정했듯 기회는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골 결정력 부족으로 놓친 게 한 둘이 아니었다. 그 답답한 마무리는 태국전에서 고쳐지지 않았다.
태국전에도 찬스는 있었다. 태국의 수비는 단단하지 않았다. 실수도 있었다. 한국의 일방적인 경기 주도로 펼쳐진 가운데 전반 9분과 전반 29분 결정적인 찬스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종호와 김진수(호펜하임)의 슈팅은 골키퍼에 막혔다. 첫 볼 트래핑 미스에 이은 지나치게 정직한 슈팅이었다.
또 보는 이에게 답답하게 전개되는 경기 흐름이었다. 하지만 홍콩전이나 일본전 같이 아주 오랜 기다림이 필요하진 않았다. 전반 41분 그토록 기다렸던 첫 골이 터졌다. 이종호의 재치있는 헤딩 슈팅이었다.
열쇠를 찾아 한 번 문을 열어보니 또 여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4분 뒤 장현수(광저우 부리)의 페널티킥 추가골이 터졌다. 근성을 갖고 태국 수비수의 볼을 가로챈 뒤 빠르게 역습을 전개한 게 주효했다.
흐름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2골차 리드에 한국은 편하게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조급함에 서두르다 실수가 적지 않았던 앞의 2경기였다. 그에 비해 한결 나았다. 여유가 묻어났다. 이틀 뒤 결승을 대비해 체력 소모도 줄였다. 기대를 접은 태국도 후반 플레이가 전반과는 확연히 달랐다.
빠른 선제골은 아니었다. 그러나 토너먼트 들어 가장 빠른 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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