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LA다저스의 2014시즌이 끝났다. 정규시즌을 돈 매팅리 감독 부임 이후 최고 성적인 94승 68패로 마쳤지만, 일부 불안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고 디비전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1승 3패를 기록하며 탈락했다.
MK스포츠는 호주 개막전 이후 본격적인 시즌을 앞둔 지난 3월 27일 ‘2014년 다저스에 던지는 7가지 질문’이라는 기사를 통해 다저스의 2014시즌을 예상했다. 예상을 했으니 이제 이에 답할 차례다. 당시 제시한 7가지 질문을 기준으로 이들의 2014년을 되돌아봤다.
↑ 맷 켐프는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켐프, KEMVP일까 치어리더일까
확실히 ‘치어리더’보다는 ‘KEMVP'쪽에 가까웠다. 시즌 150경기에 출전, 타율 0.287 OPS 0.852 25홈런 89타점을 기록했다. 2012년 어깨 부상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던 그는 이번 시즌을 통해 반등에 성공했다.
처음부터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전반기까지는 타율 0.269 OPS .760 8홈런 35타점으로 평범했다. 오히려 중견수로서 수비 능력이 떨어지면서 주전 중견수 자리를 뺏겼다. 좌익수로, 다시 우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자존심이 상한 그는 에이전트를 통해 트레이드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기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우익수로 자리를 옮긴 것이 결과적으로 득이 된 모습이었다. 타율 0.300 OPS 0.971 17홈런 5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선두 질주를 이끌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2차전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결승 솔로 홈런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했다.
푸이그, 정말 1번이 최선인가
푸이그는 2번 타순에서 가장 많은 89경기를 소화했고, 3번에서 33경기, 1번에서 11경기를 치렀다. 타율 0.296 OPS 0.863으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16홈런 69타점에 그치면서 돈 매팅리 감독이 소망했던 ‘트라웃 가이’가 되지는 못했다. 아직 중심 타선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67개의 볼넷을 골라내며 타석에서 인내심은 많이 늘어난 모습이었지만, 후반기 들어 성적이 떨어지는 모습은 작년과 똑같았다.
1번 자리에는 푸이그보다 더 어울리는 타자가 등장했다. 디 고든이 그 주인공이다. 고든은 타율 0.289 OPS 0.704의 성적에 리그에서 가장 많은 64개의 도루와 12개의 3루타를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역동적인 1번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유리베, 작년만큼 해줄까
후안 유리베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계약을 연장한 선수 중 가장 걱정되는 선수 중 하나였다. 그도 그럴 것이, 2011년부터 2년 동안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약 연장 첫 해, 그는 103경기에서 타율 0.311 OPS 0.777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했다. 시즌 타율이 3할을 넘긴 것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인 2001년 이후 처음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출전 경기 수가 작년에 비해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즌 도중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린 결과다. 그러나 그의 빈자리는 저스틴 터너가 훌륭하게 메워줬다.
↑ 이 많은 불펜 투수 중 믿을 수 있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불펜, 정말로 강해졌나
가장 확실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다. 다저스는 2014시즌을 앞두고 브라이언 윌슨과 재계약하고 크리스 페레즈, 제이미 라이트를 영입하는 등 3400만 달러를 들여 불펜을 정비했지만, 결과는 ‘꽝’이었다. 정규시즌 동안 평균자책점 3.80(내셔널리그 12위)을 기록한 불펜진은 디비전시리즈에서는 6.4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불펜에 대한 불신은 결국 디비전시리즈에서 매팅리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흔들었고, 그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 1승 3패 시리즈 탈락이다.
다저스 불펜은 1년 내내 불안했다. 계약을 연장한 윌슨은 지난 시즌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했고, 페레즈는 포스트시즌 로스터조차 합류하지 못했으며, 라이트는 패전처리조로 전락했다. 가능성을 보여줬던 크리스 위드로와 호세 도밍게스는 각각 팔꿈치 부상과 어깨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시즌 내내 마무리 자리를 지킨 켄리 잰슨과 후반기 모습을 드러낸 페드로 바에즈, 카를로스 프리아스마저 없었다면 다저스의 불펜은 더 암담했을 것이다.
선발진, 불안 요소는 없나
선발진만큼은 지난 시즌에 비해 안정적이었다. 클레이튼 커쇼가 시즌 첫 달을 부상자 명단에서 보냈고, 류현진도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그 이외에 큰 손실은 없었다. 잭 그레인키가 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댄 하렌도 많이 맞았지만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조시 베켓의 활약은 또 다른 반전이었다. 베켓은 20경기에서 6승 6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하며 마지막 시즌을 불태웠다. 엉덩이 부상으로 7월 이후 전열에서 이탈한 그는 결국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사진= 조미예 특파원 |
‘부자구단’의 압박감, 이겨낼 수 있을까?
다저스는 이번 시즌 한때 샌프란시스코에 9.5게임 차로 뒤졌지만, 결국 역전에 성공하며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는 다르겠지’라는 기대감이 클럽하우스에 흐르고 있었지만, 결국 또 다시 세인트루이스의 벽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매팅리 감독은 시즌 내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비싼 선수단을 효과적으로 관리했다. 안드레 이디어를 과감히 벤치 멤버로 내리면서 외야수 교통정리에 성공했고, 불만 많은 맷 켐프를 수비 부담이 적은 우익수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은 이겨내지 못했다. 마운드 운영이 모두 실패로 끝나면서 매 경기 취재진의 날선 질문에 시달려야 했다.
감독이 이렇게 궁지에 몰린 데는 네드 콜레티 단장의 책임이 컸다. 적절치 못한 선수 영입으로 감독을 힘들게 했다. 그가 시즌 도중 영입한 로베르토 에르난데스, 케빈 코레이아는 모두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불펜 보강이 절실했지만, 그는 엉뚱하게도 내야 백업이 포화상태인 가운데 골드글러브 출신 2루수 다윈 바니를 영입했다.
그런데 대체 2루수가 누구지?
이번 시즌 다저스의 최고 반전 중 하나. 시즌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고든이 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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