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꿈이 현실이 됐다. LG 트윈스가 ‘가을의 기적’을 썼다. 누구도 상상 못 했던 반전의 드라마를 완성하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LG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4위를 확정했다. 같은 시간 목동구장서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에 2-7로 완패를 당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되면서 자동적으로 LG의 4위가 확정됐다.
LG는 7회 현재 롯데에 4-8로 지고 있어 패색이 짙은 상황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져주기 논란’ 이후 넥센 덕을 톡톡히 보며 가을야구 축배를 들었다.
↑ LG 트윈스가 기적의 승률 5할을 이뤄낸 뒤 감격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재현 기자 |
LG는 올 시즌 최악으로 시작해 마지막 경기서 최고의 감격을 누렸다. 시즌 중반까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이뤄냈다.
LG는 지난 4월23일 김기태 전 감독이 돌연 성적 부진 등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는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사령탑 공석이었던 LG의 5월13일까지 성적은 10승1무23패에 불과했다.
LG는 5월11일 새 사령탑으로 양상문 감독을 선임했고, 이틀 뒤인 13일 취임식을 가졌다. 기적의 서막이었다. 양 감독은 “LG는 바닥에 있을 팀이 아니다. 4위 전력이다. 독한 야구로 한 계단씩 오르겠다”고 선언했다. 허언이 아니었다.
LG는 양 감독 부임 직후에는 꼴찌만 면해도 다행인 성적표를 받았다. 6월7일 17승33패1무로 뚝 떨어져 승률 5할에 무려 16승이 부족했고, 11일까지 최하위에 머물렀다. 가을야구는 언감생심. 그러나 이후 독한 야구가 시작됐다.
묵묵히 한 계단씩 오른 LG는 서서히 상승 그래프를 그리기 시작하더니, 인천아시안게임 전후로 성적이 수직 상승했다. 특히 10월9일 KIA와의 잠실 마지막 홈경기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시즌 개막 직후인 4월9일(3승3패1무) 이후 무려 183일 만에 5할 승률을 찍었다.
LG의 가을야구는 막판까지 알 수 없는 미궁으로 빠지며 축포를 터뜨릴 수 없었다. 시즌 막판 SK가 무서운 기세로 추격해 끝까지 LG를 괴롭혔다. 그러나 SK가 최종전서 넥센에 무너지며 LG의 극적인 4강 진출을 도왔다. LG는 최종전서 롯데에 밀리며 가을야구 확정 그 순간까지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가을의 기적을 쓰며 진한 감동의 마침표를 찍은 ‘양상문 매직’은 포스트시즌의 또 다른 반전을 위해 마르지 않는 잉크를 남겼다.
↑ 17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초 2사 1루 LG 이병규(7)가 롯데 옥스프링을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날리자 양상문 감독이 엄지를 치켜들며 맞이하고 있다. 사진(부산)=한희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