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32)가 눈을 떴다. 스나이더가 ‘스나이퍼’로 돌아왔다. 가을색을 닮은 스나이더의 브라운 아이즈, 그 안에 가을야구가 있었다.
올 시즌 도중 LG 유니폼을 입은 스나이더는 부진과 부상이 겹치며 ‘계륵’으로 전락했다. 시즌 타율 2할1푼, 4홈런의 초라한 성적표. 시즌 막판 LG가 가을야구를 향한 기적의 드라마를 쓸 때 2군행의 아픔에 젖어 있었다.
양상문 LG 감독의 뚝심 있는 믿음이 스나이더를 가을의 사나이로 깨웠다. 지난 19일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부활했다. 양 감독과 주장 이진영이 지목했던 ‘미친 선수’의 자격이 충분했다.
↑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오랜 침묵을 깨고 가을야구에 눈을 떴다. 사진=MK스포츠 DB |
양 감독은 스나이더의 부진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타자들이 헛스윙을 많이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런데 스나이더는 타격에 큰 문제가 없었다.” 경험이 풍부한 김무관 타격코치가 결국 이유를 찾아냈다. “결국 초점의 문제였다. 혹시 모르니 체크를 해보자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근시와 난시가 같이 있었다. 야간 경기에는 더 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LG는 곧바로 시력 교정 렌즈(콘텍트 렌즈)를 바꿔 끼웠다. 이후 방망이에 딱딱 맞았다.
스나이더도 렌즈 효과를 인정했다. 스나이더는 “렌즈를 바꾼 것이 큰 변화는 아니지만, 공을 볼 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스나이더의 타격감 회복은 렌즈 교체 때문만이 아니었다. 스윙의 변화가 한 몫 했다. “예전에 미국에서 잘 쳤을 때처럼 스윙을 간결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스나이더가 1차전서 때려낸 안타 3개는 모두 간결한 스윙에서 비롯됐다.
이제 기대되는 것은 스나이더의 한 방이 마산구장 담장을 넘기는 모습. 양 감독은 미디어데이서 “홈런 2~3개를 쳤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했다.
스나이더도 이미 양 감독의 바람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홈런보다 정확한 타격에 더 집중했다. “감독님이 나에게 장타나 홈런을 원하는 것을 안다. 지금은 장타를 의식한 큰 스윙보다는 공을 야구장 중앙으로 보내려는 간결한 스윙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올 것이다.” 타격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한 것.
양 감독도 홈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1차전 스나이더의 활
스나이더는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스나이더는 “허벅지 부상은 개인적으로 처음 당한 큰 부상이라 당황했다. 지금 100%는 아니지만 경기하는데 지장은 없다”며 가을의 전설을 위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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