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김원익 기자] 올해 한국 나이로 서른 셋. 일본에서 활약중인 동갑내기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가 이끌어낸 빅뱅이 성사가 됐다. 일본 프로야구 꿈의 무대 일본시리즈서 사상 최초의 한국인 선수들이 맞붙는다. 이대호가 치고, 오승환이 던지는 장면을 일본시리즈서 볼 수 있게 됐다.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2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 오크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닛폰햄 파이터스와의 6차전서 승리를 거둬 시리즈 전적 4승3패(정규시즌 우승 어드밴티지 1승 포함)로 일본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로써 앞서 18일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4연승으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꺾고 일본시리즈에 선착한 오승환의 소속팀 한신 타이거즈와 이대호의 소프트뱅크 간의 맞대결이 이뤄지게 됐다.
↑ 사진=MK스포츠 DB |
일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무대서 한국인 선수간의 투타 대결이 이뤄진 것 역시 최초다. 지난 2008년 당시 주니치 드래건스 소속이던 이병규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이승엽이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시리즈 제2스테이지(파이널스테이지)서 맞붙은 것이 가장 마지막 한국 선수들간의 대결이었다.
이후 2009년 임창용(삼성)과 이혜천(NC)이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클라이맥스 시리즈에 진출하면서 당시 기회가 있었으나 요미우리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이승엽(삼성)과 주니치 드래건스 소속의 이병규(LG)가 기회를 받지 못했다. 이후 더 이상 한국 선수들간의 일본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일본야구 최고의 축제인 일본시리즈를 이끈 공로에 ‘동갑내기’의 파워는 상당했다. 이대호는 일본 3년차 시즌만의 첫 일본시리즈이며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1년 정규시즌과 일본시리즈 통합우승 이후 3년만의 JS 진출. 오승환은 일본 진출 첫 해 센트럴리그 2위로 클라이맥스를 거쳐 일본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한신은 지난 2005년 이후 무려 9년만의 일본시리즈다.
이대호는 올시즌 전 경기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6위) 19홈런(8위) 68타점(12위) 170안타(2위)를 기록하며 소프트뱅크의 우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오승환 역시 마찬가지. 39세이브(2승4패, 평균자책점 1.76)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라 한신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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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에 선정된 오승환의 활약상도 눈부셨다.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퍼스트스테이지부터 요미우리와의 파이널스테이지 최종전까지 6경기에 모두 등판해 8⅓이닝 10탈삼진 2실점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6을 기록했다. 4세이브는 클라이맥스시리즈 최다 세이브 타이기록. 6연투로 힘이 빠졌던 파이널스테이지 4차전서 2개의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무실점의 퍼펙트 투구. 센트럴리그 클라이맥스 시리즈 MVP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오승환의 차지였다.
두 사람은 일본에서 한 차례 맞대결 전력이 있다. 지난 5월 24일 소프트뱅크 홈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경기서 3-4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서 이대호가 오승환을 공략해 좌전안타를 쳐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판정승이었다. 오승환은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이후 세 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처리, 당시 시즌 12세이브째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한국에서는 이대호가 강했다.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삼성 유니폼을
소프트뱅크와 한신의 일본시리즈 1차전은 25일 한신의 홈구장인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 구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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