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대결’ 이대호-오승환, “서로 잘하고 만나진 말자”

[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김원익 기자] 일본시리즈 한국 선수들간의 첫 맞대결을 앞둔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의 바람은 같았다. 두 사람 모두 선전을 펼치되 서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속내였다.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와 오승환의 소속팀 한신은 25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 구장에서 2014 일본 프로야구 일본 시리즈 1차전 펼친다. 팀의 주축 선수인 두 사람간의 격돌은 불가피한 상황. 동갑내기 두 선수는 경기를 앞두도 훈련 도중 그라운드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다.

↑ 사진=MK스포츠 DB

두 사람의 속내는 어떨까. 오승환은 “한국에서는 한국선수들 간의 첫 맞대결이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만 특별한 부분은 없다”면서 “바람이 있다면 서로 잘하면 좋고 또 서로 잘 안 만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 차례 맞대결 전력은 있다. 지난 5월 24일 소프트뱅크 홈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경기서 3-4로 뒤진 9회말 무사 1루서 이대호가 오승환을 공략해 좌전안타를 쳐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판정승이었다. 오승환은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이후 세 타자를 연속해서 범타로 처리, 당시 시즌 12세이브째를 올리며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결과적으로는 이대호 역시 이겼지만 오승환 또한 지지 않은 공평한 결과였다. 당시와 같은 내용이 재현되는 건 어떻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승환은 “뭘 그런 질문을 하냐”며 손사래를 친 이후 “아니다”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승부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기왕이면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오승환의 속내였다. 오승환은 “둘이 붙게 된다면 둘 중에 한 명은 안 좋은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언급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오승환은 “특별한 이야기는 안했다. 시리즈 끝나고 밥을 먹기로 약속했다”며 자세한 대화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의 밀담(?)의 내용은 이대호에게 들을 수 있었다.
이대호는 “일상적인 대화들을 했다. 몸 푸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짧게 이야기했는데 승환이한테 너무 많이 던진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했더니 짧게 ‘빨리 집에 가자’고 하더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규시즌 144경기 전 경기 출장에 이은 포스트시즌 강행군. 이대호의 마음도 같았다. 이대호는 “누가 이기든 첫 경기 이기는 팀한테 다 몰아주자는 농담도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솔직한 속내는 오승환의 선전을 기원하지만 최대한 만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대호는 “승환이는 이길 때만 나오는 투수니까 제가 잘해서 승환이 어깨도 아끼면 좋지 않겠나”라며 농담 속 진심을 밝히기도 했다. 이대호는 “둘 다 잘하는 게 제일 좋은데, 둘 다 잘하면 최대한 길게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라며 복잡한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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