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후 가장 공을 들였던 포지션은 수비였다. 그는 팀을 만드는 건 집을 짓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수비 기초공사를 충실히 해야 한다고 했다. 소집 훈련에서 수비수를 불러 직접 가르치는 등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짧은 시간의 ‘강의’ 및 ‘다듬기’라 단번에 좋아지기 어려웠지만,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가능성을 엿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에서 다른 포백 수비 조합을 짰다. 파라과이전에서는 왼쪽부터 홍철(수원)-김기희(전북)-곽태휘(알 힐랄)-이용(울산)이 호흡을 맞췄다. 박주호(마인츠)-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김주영(서울)-차두리(서울)는 코스타리카전에서 점검을 받았다.
하지만 슈틸리케호의 수비는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중동 원정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는데 수비수가 대다수다. 더욱이 특정 조합에서만 이탈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 김주영(오른쪽)도 부상으로 쓰러졌다. 슈틸리케호 2기 소집이 어려워지면서 수비는 새 판 짜기가 불가피해졌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가운데 김주영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졌다. 2~3주 결장이 불가피하다. K리그 클래식 스플릿 라운드와 FA컵을 앞둔 서울로선 골치가 큰데 슈틸리케호도 다르지 않다. 김주영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중앙 수비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주전 입지를 다졌다. 그렇지만 이번 부상으로 슈틸리케호의 첫 원정길에 합류하지 못한다.
파라과이전과 코스타리카전에 선발로 뛰었던 수비수 8명 가운데 절반이 부상이다. 박주호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지나 이용, 김영권, 김주영 등 3명은 합류가 어렵다.
대체 자원이 없는 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찍은 새로운 선수들이 승선할 것이다. 그러나 새 얼굴의 가세로 슈틸리케 감독의 ‘수비 강좌’ 및 ‘조합’은 다시 해야 할
한국은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수비 허점이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부분을 강도 높게 ‘질타’를 했다. 이전 경기보다는 나아진 수비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다시다. 게다가 한국에서 요르단으로, 그리고 이란으로 이동하는 빠듯한 일정 속에 수비 조합을 새로 짜면서 조직력 다지기가 쉽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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