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김원익 기자]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가을야구 정상이라는 오랜 염원을 드디어 이뤄냈다.
진통제를 맞고서라도 가장 중요한 마지막을 함께 하고 싶었다. 부상 투혼을 펼친 이대호가 소프트뱅크의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프로 데뷔 14년만에 가을야구 정상에 우뚝 섰다.
소프트뱅크는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일본시리즈 5차전, 선발 셋츠 타다시의 호투와 마쓰다 노부히로의 결승타에 힘입어 한신 타이거즈를 1-0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4승1패의 성적으로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 이대호가 프로 데뷔 14년만에 가을야구 정상을 밟았다. 사진(日 후쿠오카)=옥영화 기자 |
멀고 먼 여정이었다. 부산의 경남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며 프로의 무대를 밟았다. 이후 2011년까지 11시즌 동안 롯데서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2006, 2010, 2011년 세 차례 타격왕에 올랐고, 2006년과 2010년에는 홈런왕을 차지했다. 2006년에는 타격, 타율 타점의 3관왕, 2011년 프로야구 사상 최초의 타격 7관왕(타율·안타·홈런·타점·득점·출루율·장타율)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단 한 차례의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롯데의 암흑기였던 2000년대 초반은 물론이고 이후에도 팀이 우승권 전력에 미치지 못해 고군분투했다. 2008시즌부터 는 5년 연속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기여했지만 한국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10년에는 정규시즌 막바지 당한 발목부상에 붕대를 감고 매 경기 진통제를 맞아가며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2승 이후 3연패를 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2011시즌 종료 후 일본 오릭스 버펄로스로 이적했지만 이번에도 팀 전력이 약해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다. 주전 4번타자로 2012년 첫해 퍼시픽리그 타점왕에 오르는 등 타선을 이끌었으나 2013년까지 2년 연속 팀 성적은 하위권에 그쳤다.
결국 올해 소프트뱅크로 이적해 꿈을 이뤘다. 소프트뱅크의 144경기에 모두 선발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6위) 19홈런(8위) 68타점(12위) 170안타(2위)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에 톡톡히 기여했다.
포스트시즌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 6경기에 모두 선발 4번타자로 출전, 타율 4할(20타수 8안타), 6사사구(4볼넷2사구) 4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팀의 일본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1차전 끝내기의 발판이 된 귀중한 볼넷, 3차전 3안타 2타점, 4차전과 6차전 경기 후반 쐐기 타점 등으로 제 몫을 다했다.
일본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4차전까지 모두 4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타율 2할8푼6리(14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
“우승을 위해 소프트뱅크에 왔다”는 공언이 또 한 번 이뤄진 순간. 생애 첫 가을 야구 정상에 오른 이대호는 누구보다 환한 얼굴로 그라운드에 뛰어들었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