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경쟁이 뜨겁다. ‘사자왕’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맥이 빠지는가 싶었는데 ‘꽃미남’이 등장했다. 산토스(수원)가 13골로 앞서있는 가운데 임상협(11골·부산)이 맹추격을 하는 그림이다. 그런데 둘 만의 다툼은 아니다. 의외의 ‘복병’도 있다.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였던 이동국(13골·전북)은 더 이상 득점을 추가하지 못한다. 지난달 26일 수원전에서 장딴지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해 사실상 시즌 아웃됐다.
그 사이 ‘2인자’ 산토스는 지난 1일 울산전에서 골 맛을 보며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경기 출전수 때문에 1위는 아직 이동국이다. 그러나 산토스가 남은 4경기에서 1골만 추가해도 1위는 얼굴이 바뀐다. 골 넣는 능력이 탁월한
↑ 산토스(왼쪽)는 지난 1일 울산전에서 추가골을 넣으며 13호 골을 기록했다. 이동국과 어깨를 나란히 한 그는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러나 뒤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임상협이 절정의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다. 최근 4경기 연속 골(5골 2도움)이다. 지난 2일 상주전에서 2골(1도움)을 몰아쳤다. 2009년 프로 입문 이래 가장 폭발적인 골 퍼레이드다. 커리어 시즌 최다 득점(이전 2011년 10골) 기록도 갈아치웠다.
현재 퍼포먼스만 고려하면, 임상협이 생애 첫 득점왕까지 넘볼 기세다. 임상협이 최근 4경기에서 5골을 넣는 동안 산토스는 3골을 기록했다. 2골차로 뒤지나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게다가 스플릿 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산토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일정이다. 수원은 상위 스플릿에서 앞으로 우승이 유력한 전북을 비롯해 포항, 제주, 서울을 상대해야 한다. 산토스는 이들 4개 팀을 상대로 2골(포항전에서만)을 넣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전쟁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산토스에 대한 집중견제도 심해질 것이다.
반면, 부산이 하위 스플릿에서 경기를 한다. 전남, 인천, 성남, 경남과 일정이 남아있다. 임상협은 이들 4개 팀을 상대로 4골을 넣었다. 성남, 경남(이상 2골씩 기록)을 상대로 특히 강했다.
상위 스플릿 보다 더 치열한 강등 전쟁을 벌이는 하위 스플릿이나 부산은 점점 ‘생존’에 가까워지고 있다. 박 터지게 싸우나 수비력만 고려하면 상위 스플릿 팀보다는 하위 스플릿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전북 같이 철벽 수비(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중)를 자랑하는 팀도 없다.
득점왕 경쟁이 산토스와 임상협의 대결로 압축된 건 아니다. 득점왕 후보 가운데 스플릿 첫 라운드(34라운드)에서 골 맛을 본 건 이들만이 아니다. 산토스, 임상협보다 득점은 뒤지나 충분히 뒤집을 능력을 가진 복병도 있다. 이종호(전남)와 파그너(부산)다.
↑ 임상협은 최근 4경기 연속 골(5골 2도움)을 넣으며 절정의 득점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득점왕 경쟁에 기름을 부은 대표주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여기에 남은 상대와 기분 좋은 추억도 갖고 있다. 이종호는 부산(1골), 상주(2골), 경남(3골)을 상대로 6골을 기록했다. 득점 비율이 무려 60%였다. 최근 경기에서 수비도 헐거운 팀들이다.
이종호가 뒤늦게 발동이 걸린 반면 파그너는 최근 가장 뜨거운 골잡이다. 팀 동료 임상협에 가려서 그렇지 꾸준한 득점력은 파그너가 위다. 파그너는 지난 9월 10일 전북전 이후 9경기에서 6골을 터뜨렸다. 엄청난 몰아치기다.
파그너는 전남(1골), 인천(2골), 성남(3골)을 상대로 6골을 터뜨렸다. 자신감이 넘친다. 그리고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 임상협과 함께 찰떡궁합을 자
9골의 김승대(포항)와 8골의 카이오(전북)도 다크호스 중 하나다. 득점 선두와 각각 4골, 5골로 차이가 크다. 그렇지만 김승대는 전북, 서울, 울산을 상대로, 카이오는 포항, 제주, 울산을 상대로 골 맛을 봤다. 대량의 골을 몰아칠 경우, 득점왕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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