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안준철 기자]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리는 대구구장 1루 더그아웃.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이 10년 전 추억을 끄집어냈다. 10년전인 2004년 한국시리즈에서는 넥센의 전신격인 현대 유니콘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9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쳤다. 더욱이 9차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치러졌고 혈전 끝에 현대가 시리즈 전적 4승3무2패로 우승 축배를 들었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현장에 있지 않았다. 현대 구단 운영팀 과장이었다. 소위 말하는 프런트. 그랬기 때문에 염 감독은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당시 서글펐다”고 말했다.
↑ 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도열하는 가운데 넥센 염경엽 감독이 선수들 사이에 서자 이강철 코치가 맨 앞쪽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염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잠실야구장을 나왔는데 택시가 안 잡혀 축하연이 열리는 롯데호텔까지 비를 맞아가며 뛰어갔다”며 “헐레벌떡 호텔에 도착해서 플래카드 붙이고 경기 장면 담긴 녹화 영상 만들고 부랴부랴 축하연 준비하는데 ‘내가 지금 뭐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우승의 현장 뒤에서 묵묵히 땀을 흘리는 프런트의 수고로움을 떠올릴 수 있는 대목.
당시 프런트 생활을 미래의 본인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다는 염경엽 감독은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지난 지금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넥센의 감독으로 돌아왔다. 경기 전 류중일 삼성 감독의 팔짱을 끼며 “고생하셔야 할
이날 경기에서 넥센은 8회초 터진 강정호의 결승 투런 홈런으로 4-2로 이겼다. 1차전을 가져가면서 시리즈 제패 가능성은 넥센이 77.4%로 높다. 초반 상기된 표정이었던 염 감독의 얼굴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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