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산) 이상철 기자]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 안산 경찰청의 조동현 감독이 또 한 번 폭탄 발언을 했다. 공격수 서동현의 중앙 수비 변신에 이어 공격수 강종국의 골키퍼 선발 출전을 예고했다.
조동현 감독은 5일 K리그 챌린지 FC 안양전을 마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다음 경기부터는 그 동안 경기에 투입하지 못한 선수를 투입하려 한다”라고 밝혔다.
안산은 이날 안양과 1-1로 비겼다. 16승 10무 8패(승점 58점)를 기록, 2경기를 남겨놓고 선두 대전 시티즌(승점 66점)과 승점차를 8점으로 좁혔다.
안산의 추격이 끝나면서 대전은 K리그 챌린지 우승을 차지하며 K리그 클래식 자동 승격 티켓을 획득했다. 정상을 밟지 못했지만 안산에게도 기회는 있다. 3위 안양과 승점 8점차를 유지해 2위를 확정한 것.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3위-4위의 승자와 겨뤄 K리그 클래식 11위와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갈 팀을 가린다.
↑ 안산 경찰청은 K리그 챌린지 2위가 확정됐다.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남은 2경기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사진=안산 경찰청 제공 |
이날 안양전에는 서동현, 김병석, 박종진 등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이 수비를 맡았다. 임시방편이었다. 골키퍼도 전태현 1명밖에 없다. 그 동안 필드 플레이어인 박희도, 김신철, 강종국이 번갈아 가며 골키퍼로 ‘임시’ 등록했다.
그 1명뿐인 골키퍼가 매우 귀하다. 전태현은 왼 어깨가 좋지 않다. 시즌 후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가볍지 않다. 조동현 감독이 “왼쪽으로 다이빙하지 말고 차라리 한 골을 내줘라”라고 당부할 정도다.
전태현을 무리하게 출전시키다가 자칫 부상이 악화될 수 있고, 경고 및 퇴장 등으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경우 안산으로선 최악의 사태를 맞이한다. 안산은 결국 골키퍼 교체라는 강수를 뒀다.
유례없는 일이다. K리그에서 경기 도중 골키퍼 퇴장 혹은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필드 플레이어가 골문을 지킨 적은 있지만 경기 시작부터 골키퍼를 맡은 적이 없다.
조동현 감독은 “오늘 경기 후 고민을 많이 했다. 2위는 확정했고 남은 2경기는 패해도 된다. 유일한 골키퍼인 전태현이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하는 실수를 범해선 안 된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전태현을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낄 후보도 이미 점찍었다. 공격수 출신 강종국이 오는 9일 고양 Hi FC전을 통해 골키퍼로 데뷔 경기를
지난해 경남 FC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강종국은 통산 24경기를 뛰었다. 주 포지션은 공격수다. 어려운 팀 사정 탓에 골키퍼 장갑을 끼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조동현 감독은 “강종국이 골키퍼 대체 후보 가운데 키(192cm)가 가장 크다. 훈련할 때 지켜봤는데 가장 잘 하더라”라며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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