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7일 슈틸리케호 2기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 김진수(호펜하임)가 빠지고 윤석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대체 발탁됐다.
아주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나흘 전 엔트리 교체를 암시했고, 결국 ‘계획’대로 예비 명단에 포함했던 윤석영을 선발했다. 윤석영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첫 태극마크로 슈틸리케호에 첫 승선했다.
눈길을 끄는 건 윤석영의 발탁도 있지만 홍철(수원)의 제외가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진수와 함께 부상에서 갓 회복한 박주호(마인츠)의 이탈도 대비해, 왼쪽 수비수로 예비 명단 다섯 자리 가운데 두 자리를 채웠다. 그런데 대체 선수 발탁 과정에서 홍철이 아닌 윤석영을 호출했다.
↑ 홍철은 10월 10일 파라과이전에서 왼쪽 수비수로 풀타임을 뛰었다. 한국의 2-0 승리에 이바지했지만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 그리고 이후 A매치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해외파의 선발 기준을 충족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또한,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윤석영을 ‘직접’ 두 눈으로 관찰하지 못했다. 박주영(알 샤밥)과 마찬가지로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최종 명단 선발을 앞두고 점검하겠다는 의지로 엿볼 수 있다.
홍철은 지난달 10일 파라과이전을 통해 이미 한 차례 점검을 했다. 홍철은 파라과이전에서 왼쪽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2-0 승리에 이바지했다. 그래도 찜찜하기도 하다. 이번에도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슈틸리케호 1기에서 전문 왼쪽 수비수는 박주호와 홍철, 2명이었다. 당초 박주호는 왼쪽 수비수보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으로 뽑혔다. 하지만 김진수의 제외로 포지션을 이동했다. 그리고 10월 14일 코스타리카전에서 경기 시작 20분도 안 돼 부상으로 쓰러졌다.
교체가 불가피했는데 슈틸리케 감독은 파라과이전에서 왼쪽 수비수로 뛴 홍철이 아닌 왼쪽 미드필더 김민우를 기용했다. 왼쪽 수비수도 맡을 수 있는 김민우이며, 그의 멀티 플레이어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전문’ 왼쪽 수비수 홍철은 몸만 풀다가 벤치에 앉았다. 홍철이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확실히 눈도장을 찍지 못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중동 원정에서 더 많은 걸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회는 윤석영에게 먼저 돌아갔다.
홍철이 흡족한 플레이를 펼쳤다면, 코스타리카전과 중동 원정 2연전에서도 일찌감치 기회가 주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전 직후 왼쪽 수비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홍철로선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이 ‘제로베이스’에서 최대한 많은 선수를 관찰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국내를 돌면서 K리그 클래식 및 챌린지, FA컵 경기를 체크하며 선수들을 눈여겨봤다. 해외파는 TV를 통
기회는 모두에게 돌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왼쪽 수비수로 확실한 입지를 다지지 못한 홍철로선 마음을 놓기 어렵다. 경쟁자만 늘어나면서 더욱 치열해졌다. 아시안컵 최종 명단 선발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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