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지난 10일 황창규 KT 회장이 수원 KT 올레 빅토리움을 찾아 부산 KT 선수단을 격려했다. 전창진 KT 감독은 “회장님이 오셔서 이제 6분의 1밖에 하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재밌는 이야기도 많이 하시고 밥도 사주시고 가셨다”고 감동받은 일화를 소개했다. 팀 창단 이후 최다 연패 타이기록인 8연패에 빠지며 침체됐던 선수단 분위기도 모처럼 살아났다.
전사적 응원의 힘이었을까. 이틀 뒤 KT가 끝날 것 같지 않은 8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T는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84-60으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달 19일 서울 SK전 패배 이후 무려 24일 만에 승리를 맛봤다. KT는 삼성을 3연패로 몰아넣으며 시즌 4승(9패)을 챙겼고, 삼성은 9패(4승)째를 당했다. 나란히 공동 8위.
↑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15 프로농구 서울 삼성(7위)과 부산 KT(9위)의 경기, 2쿼터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2쿼터에도 이재도의 활약은 계속됐다. 3점슛 1개를 포함해 7점을 더했다. 찰스 로드도 골밑을 지키며 7점을 보탰다. KT는 라이온스의 외곽을 열어주는 대신 골밑을 확실히 잡았다. 라이온스가 포스트로 들어오면 곧바로 도움수비로 에워쌌다. KT는 삼성의 득점을 11점으로 묶고 22점을 퍼부어 43-25, 18점차로 전반을 크게 앞섰다.
후반 들어 KT는 삼성의 거센 추격을 허용했다. 삼성은 김태주와 라이온스의 3점슛이 터지며 추격의 발판을 만든 뒤 이정석이 3점슛 2개를 연달아 터뜨려 흐름을 탔다. KT는 56-46, 10점차까지 쫓겼다. 하지만 위기서 전태풍이 진가를 발휘했다. 전태풍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7점을 몰아넣으며 63-49로 삼성의 추격을 따돌렸다.
전태풍이 몰아친 3쿼터 막판 분위기 싸움이 주효했다. KT는 4쿼터 초반 이재도가 스틸 2개와 U1 파울 등을 엮어 5점을 집중시키며 73-52로 달아나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삼성의 추격 의지도 여기서 꺾였다. KT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지긋지긋했던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이재도는 데뷔 이후 최다 득점인 28점을 기록하며 3점슛 4개와 스틸도 4개를 보탰다. 전태풍도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포함해 17점, 로드도 17점 8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오용준도 7점에 그쳤지만, 리바운드만 10개를 잡아내는 투지를 보였다.
이날 경기 전 전창진 감독은 “회장님까지 오셔서 격려를 해주시는데 성적이 꼴찌라서 창피하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작게나마 고개를 들고 웃을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잠실실내체육관에는 KT의 8연패 탈출을 기원하기 위해 KT 스포츠단 프런트 직원들이 단체 응원을 펼쳤다. 전사적 응원의 힘은 컸다.
↑ 부산 KT 가드 이재도의 과감한 레이업.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