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5개월 만의 복귀였다. 2014 브라질월드컵 부진으로 한동안 멀어졌던 태극마크였는데 다시 달았다. 그렇지만 주변에선 말이 많았다. 때문에 이번 요르단전에서 명예회복을 꿈꿨다. 그리고 기회도 얻었다. 하지만 두 남자 중 웃은 건 한 명이었다.
지난 3일 발표된 슈틸리케호 2기 명단에서 가장 이슈가 된 건 박주영(알 샤밥)과 정성룡(수원)이었다. 둘 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다. 브라질월드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활약이 컸다.
그러나 반전을 꾀했다. 박주영은 알 샤밥으로 이적해 ‘마침내’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기 시작했으며, 정성룡은 수원을 K리그 클래식 2위로 이끌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 박주영(왼쪽)은 요르단전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후반 3분 슈팅 외에는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오른쪽)의 기대치를 충족했을 지는 의문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박주영은 요르단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새 둥지를 틀고 사우디아라비아리그 3경기를 뛴 박주영은 5개월 전보다 몸은 가벼웠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조영철(카타르SC),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과 위치 전환으로 요르단 수비를 흔들고자 했다. 상당히 의욕적이었다.
그러나 뭔가 보여준 게 없었다. 기대했던 골 소식도 없었다.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슈팅 기회를 잡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3분 날린 슈팅이 골문을 빗나간 게 이날 박주영 활약상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후반 들어 급격히 체력이 떨어졌는지 눈에 띄지 않았다. 손흥민(레버쿠젠), 이청용(볼턴) 등 교체 자원이 투입된 뒤 공격의 활기가 띄는 것과 별개로 박주영은 점점 에너지가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공격 작업에서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정성룡은 박주영과 달랐다.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골키퍼 엔트리 확대(2명→3명)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정성룡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울산)를 제치고 골문을 지켰다.
초반에는 불안했다. 수비진이 상당히 흔들렸다. 전반 10분과 전반 19분 집중력 결여로 요르단에게 위험 지역에서 슈팅을 내줬다. 최후의 보루로서 수비를 지휘해야 하는 정성룡도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이후 한국이 높은 볼 점유율 속에 경기를 지배한 터라, 요르단이 공격을 펼친 횟수는 극히 적었다. 정성룡을 재평가하기에는 유보적이었다. 하지만 후반 29분 선방 하나로도 크게 빛났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볼을 뺏기면서 한국은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하옐이 예리한 슈팅을 때렸는데 몸을
정성룡의 ‘슈퍼세이브’로 한국은 무실점 승리를 했다. 정성룡은 지난 3월 그리스전 이후 8개월 만에 A매치 무실점을 기록했다. 완벽했다며 엄지를 들긴 어렵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하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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