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라는 변수가 올 겨울 FA 시장을 왜곡시킬까.
오프시즌 전쟁, FA 시장이 활짝 열린다. 그간 FA는 ‘FA로이드’라는 한 가지 변수만 가장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FA 먹튀’ 혹은 ‘FA 대박’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과 근거가 매우 왜곡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3할 타자만 무려 36명. 30홈런 이상 타자가 7명이 쏟아졌고 팀 평균자책점 1위 NC 다이노스의 성적이 4.31이었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올해 지표들은 FA시장을 뒤흔드는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6일 2015년 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2015년 FA 자격선수는 삼성 윤성환, 권혁, 안지만, 조동찬, 배영수, 넥센 이성열, LG 박경수, 박용택, SK 이재영, 김강민, 나주환, 조동화, 최정, 박진만, 두산 이원석, 롯데 김사율, 장원준, 박기혁, KIA 차일목, 송은범, 한화 김경언 등 총 21명이다.
↑ 역대급 타고투저는 FA시장을 왜곡시킬까. 사진=KBO 제공 |
구단별로는 SK가 6명으로 가장 많으며, 삼성5명, 롯데3명, LG와 KIA 각2명, 그리고 넥센과 두산, 한화가 각각 1명씩인데, 내부 FA 잡기와 영입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그런데 예년보다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수 있다. ‘FA 로이드’라는 늘상 반복됐던 ‘왜곡’에 더해 ‘역대급 타고투저’라는 안개가 추가됐다. 가장 중요한 FA 직전 성적을 기준으로 삼기에 잣대 자체가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는 점이다
약 10년 동안 3할 타자는 매년 10명~20명 내외서 꾸준히 유지됐다. 하지만 올해는 팀 당 평균 4명꼴인 36명이었다. 꾸준함과 위력을 모두 갖춘 상징으로 여겨졌던 ‘타율 3할’의 지표가 평범한 훈장 정도로 위상이 바뀌었다.
강타자의 상징인 30홈런 이상 타자도 7명이나 나왔다. 30홈런 이상을 친 타자가 최근 9년 동안 통틀어서 11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내 유례없을 정도의 홈런쇼가 쏟아졌다.
올해 타자들의 성적을 액면그대로 믿기도 어렵지만 올해 보여준 퍼포먼스를 마냥 무시하기도 어렵다. FA 가치 평가에 꾸준함과 그간의 누적 기록들이 가장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현재’의 평가들은 그렇지 못하다.
투수들의 평가도 애매해졌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 1위는 NC의 4.31이다. 이 성적은 지난해 7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가운데 2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들이 전무하다. 1위는 릭 밴덴헐크(29·삼성)의 3.18. 3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가 부문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 2003년 3.01을 기록한 셰인 바워스(당시 현대 유니콘스) 이후 역대
결국 역대급 타고투저라는 상황을 고려해 모든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선수와 구단 양측 모두에게 서로 다른 판단기준을 가져올 수 있다. 입장이 갈릴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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