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만약 독일 21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골문을 그가 지키지 않는다면 경기력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 현재 독일 U-21에는 그를 대체할 골키퍼가 없다.”
울리 슈틸리케(60·독일)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004년 3월 30일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홈페이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당시 독일 U-21을 지휘하던 슈틸리케는 루디 펠러(54·바이어 레버쿠젠 단장) 독일 A팀 감독에게 어느 한 골키퍼를 제발 소집하지 말고 자신이 기용할 수 있도록 남겨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 비제가 은퇴 직전 자선경기에 골키퍼로 나와 공을 차고 있다. 사진(독일 브레멘)=AFPBBNews=News1 |
슈틸리케 역시 2004 유럽축구연맹 U-21 선수권 본선을 준비하는 입장이었다. 펠러에게 애걸복걸한 덕분에 해당 대회 22인 명단에서 비제에게 주전 골키퍼의 상징인 등번호 1을 배정할 수 있었다.
이후 비제는 2008~2012년 독일대표로 A매치 6경기에 출전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과 유로 2012에 2번째 골키퍼로 참가하여 독일의 메이저대회 2연속 3위를 경험했다.
여기까지는 슈틸리케가 총애할만한 잠재력이 비제한테 충분히 있었음을 알 수 있는 훈훈한 이야기다. 그러나 지난 1월 21일 TSG 호펜하임과의 계약이 끝나 무소속 신세가 된 비제는 9월 17일 프로축구 은퇴를 공식 선언했다.
↑ 비제(왼쪽 위)가 WWE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회에 등장하고 있다. 사진=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 |
WWE는 9월 16일 비제에게 ‘개발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아직 프로레슬링선수로 미흡한 면이 많으니 ‘성장’을 시키겠다는 얘기다. 프랑크푸르트대회에 참가한 비제의 공식 직함은 ‘게스트 타임키퍼’, 즉 ‘객원 기록원’이었다.
독일대표팀 2번째 골키퍼라는 화려한 지위가 불과 2년 전 일이다. 그러나 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이 공개한 영상에서 ‘비정규직 프로레슬러’ 비제는 충분히 행복해 보인다.
↑ 비제(청바지)가 WWE 독일 프랑쿠프르트 대회에 즐겁게 임하는 모습. 사진=WWE 독일 트위터 공식계정 영상 화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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