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세영 기자] 언제나 3루수는 팀의 간판급 스타들이 차지했다. 지금껏 3루수를 대표하는 스타들은 거포 아니면 해결사였다. 80~90년대 한대화에서, 2000년대 김동주, 이범호로 바통이 이어지며 팀의 중심이 되는 타자들은 어김없이 3루수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3년간은 최정(27·SK)이 독식했다. 역대 최고 3루수라는 평가를 받는 최정은 꾸준한 기량으로 여타의 경쟁자들에겐 난공불락의 요새와도 같았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최정이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가량을 쉬면서 정상의 자리가 자연스레 공석이 됐던 것이다. 팬들이 보기에는 왕이 없는 경쟁구도는 전체적으로 시들해 보일 수 있지만, 왕위를 노리는 2인자들의 반란만큼은 뜨거웠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각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 3루수 최강 최정이 자리를 비운 사이 황재균(왼쪽부터), 박석민, 김민성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였다. 사진=MK스포츠 DB |
⑦ 3루수
▲ 박석민-김민성-황재균 ‘2인자들의 난’
3년 연속 골든글러브(2011~2013)를 수상했던 최정이 자리를 비운 사이, 왕위를 찬탈하려는 자들이 있었다. 박석민(삼성), 김민성(넥센), 황재균(롯데)은 최정이 없는 동안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그중에서도 박석민은 개인기록과 팀 성적이 가장 조화를 잘 이뤘다. 박석민은 타율0.315, 27홈런, 72타점을 기록하며 2013시즌(타율0.318 18홈런 76타점)에 버금가는 성적을 냈다. 특히 박석민은 장타율과 출루율을 합친 기록(OPS)에서도 1.020OPS을 찍으며 거포의 자격을 갖췄다. 그는 공수 모두 안정적인 기량으로 삼성의 통합 4연패까지 이끌었으니 이만하면 왕위를 물려받을 만도 하다.
그러나 김민성도 만만치 않다. 김민성(타율0.292 12홈런 77타점)은 박병호(52홈런), 서건창(201안타) 등 ‘기록의 사나이’들 틈바구니 속에서도 팀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았다. 덕분에 넥센 타선은 조금 더 견고해질 수 있었다. 황재균(타율0.321 12홈런 76타점) 역시 롯데를 이끌며 올 시즌 대표 3루수로 등극했다. 이들 셋은 모두 최고 3루수 자리를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 최정은 지난 시즌 부상에도 불구하고 3할 타율을 유지했다. 사진=MK스포츠 DB |
▲ 모창민-최정 ‘조용한 성공’
모창민(29·NC)과 최정은 조용하지만, 알찬 성공을 거뒀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이들은 내년 시즌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2012시즌 이후 특별지명을 통해 SK에서 NC로 이적한 모창민(타율0.263 16홈런 72타점)은 주로 3루 수비를 소화하며, 2년 연속 100안타(110안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모창민은 비록 객관적인 기록 면에서는 떨어져 있지만, NC의 공격과 수비 모두 고른 활약을 펼쳐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오른 최정(타율0.305 14홈런 76타점)이다.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3할 타율을 유지했다. 최근 FA 최고의 대우(4년 간 86억원)까지 받은 최정은 지난 시즌에도 변함없는 기량으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렸다.
반면, LG 3루수 조쉬 벨(타율0.267 10홈런 39타점)은 시즌을 절반만 소화하고 짐을 쌌다. 초반 잘 나가나 싶더니 급격한 기량 저하로 7월 초, 불명예 퇴출을 당했다. 그의 빈자리를 백창수와 손주인 등이 메웠고, 팀은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LG는 다음시즌 확실한 3루수 자원을 얻어야 한다.
↑ 최주환(사진 왼쪽)과 허경민(사진 오른쪽)은 다음시즌 3루수 주전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사진=MK스포츠 DB |
▲ ‘무주공산’ 3루수…두산은 고민 중
두산은 지난 시즌 확실한 3루수가 없었다. 세 명 모두 규정 타석(396 타석)을 채우지 못해 자기 자리가 없다시피 했다. 두산의 주전 3루수였던 이원석(타율0.251 5홈런 25타점)은 허경민(타율0.247 0홈런 10타점), 최주환(타율0.280 4홈런 31타점)과 개인 기록 차이가 거의 없다. 이원석이 군 입대를 앞둔 가운데 다음 시즌에는 주전 자리를 놓고 험난한 경쟁이 예상된다. 김태형 신임 감독도 공격력을 앞세운 최주환과 수비가 뛰어난 허경민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기아와 한화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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