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수비가 중요하다는 유격수 포지션. 그러나 수비는 기본으로 하되 공격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면 그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에 대한 답을 우리는 2014년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강정호는 다른 8개 구단 유격수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엄청난 페이스로 유격수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가 예정대로 해외 진출을 한다면 내년 시즌부터 유격수 1인자 자리는 누가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 그러나 한편으로는 1인자 지망생들의 가능성까지 엿본 시즌이기도 했다.
MK스포츠는 2014시즌 한국야구를 결산하면서 먼저 포지션별로 올해의 그라운드를 되돌아봤다.
⑧ 유격수
↑ 역시 강정호였다. 강정호는 올 시즌 유격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자신의 이름을 맨 위에 올렸다. 사진=MK스포츠 DB |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은 ‘강정호를 위해 존재했다’는 약간의 과장이 섞인 평가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강정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4년 강정호는 역대 유격수 한 시즌 최다 홈런, 타점, 출루율, 장타율, OPS를 모두 갈아치우며 유격수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강정호는 올 시즌 타율 3할5푼6리에 40홈런 117타점 103득점 장타율 7할3푼9리 OPS 11할9푼8리를 기록했다. 유격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가 되더니, 이를 넘어서 시즌 최종일까지 홈런 레이스에 불을 붙이며 40홈런의 고지에 올랐다. 유격수 최초 40홈런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강정호는 또 굳이 유격수 포지션에 한정 지을 필요 없는 역대급 기록도 남겼다. 역대 최고 장타율 2위 기록이다. 올 시즌 장타율 부문 타이틀 홀더인 강정호는 시즌 중 역대 최고 장타율(1982년 MBC 백인천 0.740)을 넘어서 새로운 기록 달성을 향해 달려왔다. 결과는 1리 차이로 아쉬운 실패. 하지만 그의 올 시즌 장타율은 역대 2위 기록으로 남아 역시 충분한 가치를 인정받았다. 매년 철저한 몸 관리로 민첩해야 하는 유격수임에도 ‘거포 스타일 몸매’를 유지한 노력의 결과다.
강정호 타격에서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규정타석을 채운 유격수 중 가장 적은 실책(9개) 수를 기록했다. 물론 유격수 수비 능력을 실책 개수의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그럼에도 가장 안정적이었다는 최소한의 보장은 가능하다.
↑ 2014시즌 향상된 기량을 보여준 삼성 김상수, LG 오지환, SK 김성현(왼쪽부터). 사진=MK스포츠 DB |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은 강정호가 떠난 굳건한 1인자 자리는 누가 물려받게 될까. 발전 진행 중인 두 동갑내기 김상수(24·삼성 라이온즈), 오지환(24·LG 트윈스)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올 시즌 두 유격수에게는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였다.
‘수비형 유격수’로 평가받는 김상수는 올 시즌 타율 2할8푼8리 5홈런 63타점 74득점 53도루를 기록했다. 또 전 경기에 출장하며 삼성의 내야를 탄탄히 했다. ‘내야 사령관’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김상수의 팀 내 수비 비중은 매우 크다. 실책은 14개로 강정호 다음으로 적은 수를 기록했다. 또 53개의 도루로 도루왕을 거머쥐며 데뷔 후 첫 타이틀 홀더가 됐다. 그가 달리고 달릴 때마다 삼성은 이겼다.
오지환의 이번 시즌 재발견은 수비에 있었다. 수비를 긍정적으로 ‘지배’하기 시작한 오지환이다. 실책 20개로 객관적으로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는 수치였지만 모두가 달라진 그의 수비력에 집중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수비요정’으로 팀의 안정적인 내야 구축에 단단히 기여했다. 타격에서는 타율 2할6푼2리 8홈런 56타점 72득점 출루율 3할5푼4리를 기록했다.
김성현(27·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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