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연쇄(連鎖) : <1>연결된 사슬, <2>사물이나 현상이 사슬처럼 서로 이어져 통일체를 이룸.
가히 연쇄적이었다. 동양인 비하, 욕설, 태업, 그리고 사상 초유의 항명 사태까지... 2014 프로야구는 외국인 선수들의 다양한 사건 사고에 신음했다.
프로야구 팬들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수준의 야구를 접하리라는 기대에 차있었다. 팀별 외국인 선수의 기용 폭이 늘어나면서(2명 보유→3명 보유 2명 출전) 시원시원한 장타력과 압도적인 피칭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많이 볼 수 있던 것은 선진야구만이 아니었다. 더욱 풍부해진(?) 사건 사고들이 덤으로 찾아왔다.
번번이 팀과 팬들, 리그에 큰 충격을 안긴 외인들의 돌발 사고는 앞으로 각팀들이 외국인선수들을 더 가려쓰고, 더 세심하게 지도해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 지난 5월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두산 칸투가 자신의 타석에서 팬들에 사과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르헤 칸투(32)는 지난 5월 20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트윗을 리트윗했다. 스페인어로 ‘도전’이라는 제목이 붙은 사진에는 10여명이 등장하지만, 모두 같은 동양인 남성의 얼굴이 합성돼 있다. 사진 밑에는 ‘어떤 학생이 자고 있나요’, ‘쌍둥이 형제를 찾아보세요’ 등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내용이 적혀있어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칸투는 팬들로부터 지적을 받자 해당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게재했으나 이미 퍼질대로 퍼진 뒤였다.
결국 바로 다음 날인 21일 구단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머리를 숙이며 사과했고 “나는 절대 인종차별과는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적극 해명에 나섰다. 이어 23일 잠실 홈경기서는 자신의 타석을 앞두고 관중들을 향해 다시 한 번 헬멧을 벗고 고개를 숙였다.
↑ 지난 8월 NC 찰리는 볼 판정에 대해 욕을 섞어 과격하게 어필한 뒤 퇴장을 당했다. 사진=MK스포츠 DB |
↑ 10월에는 두산 마야가 그 뒤를 이어받았다. 사진=MK스포츠 DB |
한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았던 NC 다이노스 선발투수 찰리 쉬렉(29)은 지난 8월 3일 문학 SK전에서 스트라이크존에 불만을 품고 강력하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심판에게 한국어 욕설을 퍼부어 파문을 일으켰다. 불과 한 달여 전 14년 만의 프로야구 노히트노런이라는 대기록을 선사한 찰리였기에 여파는 더욱 컸다. 찰리는 즉시 퇴장 조치됐고, 다음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 4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그보다 앞선 지난 6월 19일에는 SK 외국인 투수 로스 울프(32)가 역시 볼 판정에 불만을 품으며 구심과 실랑이를 벌였다. 이를 말리기 위해 ‘출동’했던 이만수 감독이 마운드행 제한을 규정해둔 야구규칙 8.06(감독이나 코치는 동일 타자가 타석에 또 다시 그 투수에게 갈 수 없다)에 따라 퇴장되는 웃지 못 할 해프닝도 일어났다.
시즌 중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을 찾은 두산 투수 유니에스키 마야(33) 역시 욕설로 ‘선배’들의 뒤를 이었다. 마야는 10월 11일 잠실 LG전서 4회말 대거 4실점하며 역전을 당한 뒤 LG 더그아웃에 스페인어로 연거푸 욕설을 한 뒤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욕에 정점을 찍었다. 마야는 다음날 양상문 LG 감독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했고 양 감독이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임으로써 사건은 일단락됐다.
↑ SK 스캇은 지난 7월 사상 초유 항명 사태를 일으켰고 바로 다음날 퇴단 조치, 단 33경기만 치른 뒤 한국 무대에서 사라졌다. 사진=MK스포츠 DB |
다시 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7월에는 사상 초유의 항명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SK의 루크 스캇(36). 스캇은 한국을 찾았던 메이저리그 출신 타자 중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올 시즌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그가 남기고 간 것은 ‘역대급 기록’이 아닌 ‘역대급 사건’이었다.
스캇은 7월 15일 문학 한화전을 앞두고 팀의 훈련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때 사복 차림으로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그는 이만수 감독에 다가가서 대화를 시작했는데 어느덧 격한 분위기로 변했다. 스캇은 이 감독에 ‘거짓말쟁이’, ‘겁쟁이’ 등의 단어를 끄집어내며 언성을 높였다. 공개된 장소에서 감독을 비난해 자팀 선수들은 물론 상대팀, 취재진 등 모두가 이 사상 초유 항명 사태를 목격했다.
안 그래도 부상 때문에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스캇이었다. 또 짧은 기간 동안 다양한 부위의 부상(엉덩이, 손목, 옆구리, 허리)을 호소하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태업 의심도 받았다. 스캇은 결국 다음날 SK가 KBO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하며 퇴단 조치됐다. 한국에서 단 33경기를 소화한 스캇은 ‘희대의 먹튀’라는 오명을 얻고 사라졌다.
↑ 지난 6월 부진으로 퇴출됐던 전 SK 투수 레이예스는 SK 로고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다. 사진=레이예스 인스타그램, MK스포츠 DB |
롯데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32)는 무릎 부상을 이유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웨이버 공시 시한인 7월 24일이 지나자 아예 드러누워 버렸다. 병원 검진 결과는 ‘아무 이상 없음’을 알렸지만 히메네스는 “무릎 뼈에 구멍이 나 지금 무리하면 내 인생이 끝난다”며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번 불거진 태업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부상 정도와는 별개로 히메네스의 이러한 태도가 한창 순위 싸움 중이었던 롯데의 올 시즌 성적이나 팀 분위기에 악영향을 준 것만큼은 자명한 사실이었다.
그라운드 밖에서 들려온 소식도 충격적이었다. 올해 6월까지 SK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 조조 레이예스(30)는 지난 10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전
[chqkqk@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