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국가대표팀 동료이기도 한 마인츠 05의 구자철(25)과 박주호(27)는 소속 클럽의 신뢰가 두텁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경기에서 ‘다재다능함’을 요구받는 위치로 나란히 뛰었으나 기대에 부응하진 못했다.
마인츠는 7일(이하 한국시간) 함부르크 SV와의 2014-15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 원정에서 1-2로 졌다. 전반 32분과 후반 9분 잇달아 실점하며 무너졌다.
함부르크전에서 마인츠는 4-4-2 다이아몬드 대형을 들고 나왔다. 구자철은 오른쪽 미드필더로 66분을 뛰었다. 박주호는 왼쪽 미드필더로 54분, 36분은 왼쪽 수비수로 소화했다.
↑ 구자철(왼쪽)이 이란과의 원정평가전에서 호스로 헤이다리(오른쪽)와 공을 다투고 있다. 사진(이란 테헤란)=AFPBBNews=News1 |
해당 전술에서 2명의 중앙/측면 미드필더는 그야말로 공수 만능이어야 한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는 활동량과 패스 능력은 필수다. 별도의 날개가 없어 자칫 중앙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이기 쉬운 대형이기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측면 공격력도 요구된다. 측면 전문 자원이 좌우 풀백뿐이므로 이들이 공격에 가담하면 공간을 채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이러한 역할을 가장 잘 소화하는 선수로는 앙헬 디마리아(26·아르헨티나)가 꼽힌다. 디마리아는 4-4-2 다이아몬드와 ‘수비형 미드필더 1명-중앙 미드필더 2명’이라는 측면에서는 같은 4-3-3 대형에서도 일반적인 중앙 미드필더와 달리 좌우·상하로 폭넓게 움직이며 중앙/공격형 미드필더 겸 날개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이처럼 공격과 수비에 모두 깊이 관여하는 디마리아는 2013-14시즌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52경기 11골 26도움으로 맹활약했다. 카를로 안첼로티(55·이탈리아) 레알 감독은 디마리아의 장점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제패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8월 26일 7500만 유로(1034억6550만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에 디마리아를 영입한 것도 지난 시즌의 활약이 컸다.
그러나 함부르크전에서 구자철과 박주호는 디마리아와 거리가 멀었다. 구자철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 모두 많이 참가한 것은 좋았으나 세밀함이 부족했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구자철은 함부르크전을 73.3%만 뛰었음에도 2차례 돌파 성공으로 마인츠 공동 1위에 올랐다. 공중볼 다툼에서 6번 우위를 점한 것과 반칙유도 2회로 팀 공동 2위였다.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음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중간에 교체됐음에도 모두 5번의 반칙을 범하여 마인츠 최다였다. 성실하게 수비한 것을 넘어 경고를 받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될 정도다. 물론 성과도 없진 않았다. 가로채기와 걷어내기를 2번씩 성공하여 팀 공동 2위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의욕이 지나치면 무모함이 된다. 구자철은 함부르크 태클에 3차례 공을 뺏겼고 자신의 공 조작 미숙으로 공격이 무산된 것도 역시 3번 있었다. 각각으로 마인츠 공동 1위이자 합산하면 공격권 상실 6번으로 함부르크-마인츠 경기 출전 28명 중에서 가장 많다.
박주호는 수비적으로는 제 몫을 했다. 태클 성공 4회로 마인츠 단독 1위에 올랐고 걷어내기도 1차례 있었다. 반칙유도 2번으로 팀 공동 2위를 할 정도로 개인으로는 상대를 위협할만했다. 그러나 구자철과 비교하면 특히 공격적으로 너무 얌전했다. 직접적인 공격 기여가 거의 없었다.
2014-15시즌 마인츠에서 구자철과 박주호는 출전경기는 거의 선발일 정도로 입지가 확고하다. 구자철은 12경기 중에 선발이 11번이고 박주호는 7경기 모두 선발이었다. 최근 마인츠는 2무 4패로 분데스리가 6경기 무승의 부진이다. 두 선수의 공수 활약이 절실히 요구된다.
↑ 박주호가 홍콩과의 인천아시아경기대회 16강전 승리 후 관중의 성원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고양종합운동장)=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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