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윈터미팅 최대의 관심사인 존 레스터 영입전이 점차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서부의 두 팀,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아쉬움을 삼키고 영입전에서 철수했다. 여기에 컵스가 새로운 레스터의 소속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제프 사마자 트레이드를 공식 발표하며 주목 받았다. 조 매든 시카고 컵스 감독은 자신의 인기를 재확인했다.
2파전으로 좁혀진 레스터 영입전
윈터미팅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존 레스터 영입전은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그에게 관심을 보였던 네 팀 중 LA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탈한 것.
↑ 조 매든 컵스 감독이 많은 취재진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이런 가운데 ‘SB네이션’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 시카고 컵스가 레스터의 유력한 차기 행선지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레스터와 컵스가 깊은 대화를 나눴으며, 곧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가진 조 매든 감독은 “우리가 (레스터 영입전을) 이겼으면 좋겠다. 레스터는 큰 경기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다. 몇 년간 탬파베이 감독으로서 레스터가 던지는 모습을 멀리서 보기만 했는데,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을 상상하면 흥분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사마자를 품에 안은 화이트삭스
윈터미팅 첫 날만 하더라도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크게 주목받지 않던 팀이었다. 그러나 오클랜드로부터 제프 사마자를 받아오는 4대 2 트레이드를 발표하면서 갑자기 상황이 달라졌다. 여기에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데이빗 로버트슨 영입까지 완료하면 한층 더 강해진 전력을 갖추게 된다.
로빈 벤추라 화이트삭스 감독은 “이번 영입은 큰 돌풍을 일으킬 것이다. 사마자의 합류로 우리 팀은 가공할 만한 선발 로테이션을 갖추게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릭 한 단장도 “약간은 도박이라는 생각도 들지만, 사마자는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우리 팀에 딱 맞는 선수였다”며 필요한 영입이었다고 설명했다.
전날 브랜든 모스를 내준데 이어 사마자까지 떠나보낸 오클랜드는 마르커스 세미엔을 얻은 것에 위안을 삼았다. 빌리 빈 단장은 사미엔이 다음 시즌 오클랜드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위해 경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밖에 컵스는 애리조나로부터 포수 미겔 몬테로를 받는 대신 투수 유망주인 제퍼슨 메히아와 잭 고들리를 내줬다. 알베르토 카야스포는 애틀란타와 1년 300만 달러 계약에 근접했다. 다저스의 프리드먼 사장은 포수 드루 부테라를 38년간 트레이드 거래가 없었던 에인절스로 보내며 개방성을 과시했다.
↑ 로빈 벤추라 화이트삭스 감독은 사마자 영입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사진(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
최고 인기 감독은 조 매든
윈터미팅 기간 메이저리그 29개 팀의 감독(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출산 문제로 불참)들은 돌아가며 기자회견을 갖는다. 기자실이 있는 대회의실 양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기자회견을 갖는데, 관심 있는 기자들이 참석하는 형식이다. 취재진이 많이 몰려 온 빅마켓 구단이거나 이적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팀들은 기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그러지 못한 팀들은 몇몇 구단 전담 기자들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곤 한다.
그렇다면 가장 인기가 많은 감독은 누구였을까. 다름 아닌 지난 10월 옵트 아웃을 선언하고 한바탕 소동 끝에 컵스 유니폼을 입은 매든이었다. 매든이 기자회견을 한 10일, 그의 테이블 주변은 방송 카메라와 기자들로 북적거렸다.
책상을 에워싼 취재진을 보며 “마치 플레이오프 같다”고 말한 매든은 거침없이 말들을 쏟아냈다. 그는 “레스터와 통화를 하며 그가 사냥과 낚시가 취미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 팀에 오면 데이비 마르티네스 코치와 함께 사냥을 갈 수 있다”며 재치 있게 레스터를 유혹(?)했다.
그는 “탬파베이 시절 선수들과 함께 사냥을 가고는 했는데, 한 번은 웨이드 데이비스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토론토 근처로 사냥을 갔다가 거대한 흑곰을 잡았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우타자를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았다”며 옛날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 1936년 이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명예의 전당 투표 방식에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MK스포츠 DB |
명예의 전당 투표, 규정 바뀌나
한편, 명예의 전당 입회자 투표권을 가진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투표 방식 변경을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가진 회의에서 한 번에 10명의 후보를 적어낼 수 있는 것을 12명으로 늘리자는 의견을 명예의 전당에 제시했다.
한마디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는 문턱을 낮춰 더 많은 선수들이 혜택을 보게 하자는 것. 심지어 ‘ESPN’의 버스터 올니는 새로운 개정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투표에서 기권하겠다는 뜻까지 밝혔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의 데릭 굴드 기자는 각각의 후보에 대해 명예의 전당 헌액 자격이 있는지를 예/아니오로 답하는 이항법을 도입하자는 대안을 내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 투표에는 현재 ‘스테로이드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이 대거 후보에 올라 있다. 이들 중에는 스테로이드 복용이 적발됐거나 의심되는 선수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같은 주장이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1936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투표 방식이 변화를 맞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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