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선수가 이틀새 유니폼을 입었다 다시 갈아입었다. 프로야구 사상 첫 통합 4연패라는 업적을 이룬 삼성 라이온즈지만 보상선수인 외야수 정현석(30) 문제에 관해서는 일처리가 미숙했다. 결과적으로 선수만 두 번 울린 꼴이 됐다. 정현석은 보호선수 20명에서 제외된 게 만천하에 알려졌고, 삼성의 지명 철회로 마음의 상처까지 입게 됐다.
삼성은 17일 FA(자유계약선수) 배영수의 보상선수로 한화로부터 지명했던 정현석을 5억5000만원을 받고 다시 한화로 트레이드하기로 했다. 5억5000만원은 올해 배영수의 연봉. 정리하면 정현석을 다시 한화로 돌려보내는 대신 배영수의 연봉 300%만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야구규약상 FA를 영입한 구단은 원소속팀에 해당선수의 연봉 300% 혹은 200%와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선수로 지급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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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현석이 12일 위암 수술을 받은 것이 확인됐고, 삼성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보상선수 재지명 여부를 논의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정현석은 수술 후 경기출전까지 6개월 정도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규약 제92조는 '선수계약이 양도된 선수가 양도협정서 작성 이전에 중상 또는 중환으로 양수구단을 위한 경기에 출장하기가 어렵게 되었을 때 양도구단은 이 같은 사유를 양수구단에 즉시 통고해야 한다. 이때 양수구단의 요구에 따라 양도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돼있다.
물론 정현석 같은 사례가 없었기에 삼성과 한화, KBO는 서로가 피해를 보지 않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 논의를 벌였고, 현금 트레이드 형태로 다시 정현석을 한화로 되돌려 보내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하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는다. 결국 선수만 상처를 받았다. 한화 구단은 발표일(15일)인 오후 5시께 삼성에서 정현석의 지명을 전했고, 이에 한화도 정현석의 몸상태에 대해 알렸다. 그럼에도 삼성이 양수양도 계약서를 KBO에 넘기면서 정현석은 삼성 선수가 됐다. 한화 관계자는 “우리는 규정대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선수 몸상태에 대해 미리 삼성에 고지할 의무는 없다. 선수 프라이버시 보호차원에서도 그렇다. 삼성이 보상선수 지명 시한 때문에 촉박하게 지명했다고는 하지만 재지명 논의 등 결과적으로 정현석의 투병사실이 알려진 꼴이 돼 버렸다.
정현석만 우스운 꼴이 됐다. 한화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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