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거포유격수’ 강정호(27·넥센 히어로즈)가 한국야구에 한 획을 그었다.
넥센은 20일 아침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최고액을 통보받았다. 넥센은 27일 오전 7시까지 포스팅 수용여부를 KBO에 알려주면 되지만 빠르게 수용할 것임을 밝혔다.
넥센이 포스팅을 수용함에 따라 최고 응찰액이 공개됐다. 포스팅 금액은 500만 2015달러. 이는 역대 포스팅시스템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코리언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액수다. 2012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현진은 당시 다저스로부터 2573만 7737달러 33센트의 응찰액을 받았고, 당시 소속팀이던 한화가 이를 즉각 수용했다.
↑ 사진=MK스포츠 DB |
물론 포스팅 금액이 선수의 몸값이라고는 볼 수 없지만 가치라고 볼 수는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영입할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높은 금액의 지불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의미가 있다.
500만 달러 역시 적지 않은 돈이다.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가장 높은 포스팅 금액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아시아 출신 내야수는 2010시즌 후 미네소타가 532만 9000달러에 입찰에 성공했던 니시오카 츠요시(당시 지바 롯데)다. 2010시즌 206안타를 터트리며 소속팀 지바 롯데를 일본시리즈로 이끈 니시오카에 대한 빅리그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의 장점을 인정하고 그만큼 가치를 부여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더욱이 강정호는 한국인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선수다. 역대 한국인 야수 중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최소 1시즌 이상 뛰어본 선수는 최희섭과 추신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은 고교졸업 후 또는 대학재학 중에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물론 본격 협상은 이제 시작이다. 김광현 사례처럼 친정팀이 포스팅을 승인했음에도 계약이 불발될 가능성도 있지만 보통 포스팅 금액이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로 한국야구의 역사에는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졌다. 확대해석일지도 모르지만 변방 취급을 받았던 한국 야구가 점차 중심으로 이동하는 전조라고도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이제 강정호의 빼어난 활약을 기대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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