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한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박지성(33)이 있다면 리버풀 FC에는 디르크 카위트(34·페네르바흐체 SK)가 있다는 시절이 있었다. 네덜란드 1부리그의 스타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했으며 나이도 비슷하고 ‘멀티플레이어’이자 개인보다 팀을 우선하는 프로정신까지 닮은꼴이었다.
이들의 프로경력 전반을 보면 ‘오른쪽 날개’가 주 위치라는 공통점도 있다. 그러나 박지성과 카위트 모두 4백의 측면 수비수, 즉 풀백으로 기용되기까지 했다. 박지성은 알렉스 퍼거슨(72·스코틀랜드) 전 맨유 감독이 오른쪽 수비수로 쓴 적이 있다. 네덜란드를 2014 브라질월드컵 3위로 이끈 루이스 판 할(63·맨유) 감독은 카위트를 왼쪽 수비수로 2경기, 오른쪽 수비수로 2경기 선발 출전시켰다.
리버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아스널 FC와의 2014-15 EPL 17라운드 홈경기에서 2-2로 비겼다. 1-2로 지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2분 공격수 파비오 보리니(23·이탈리아)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한 위기를 극복하고 얻은 값진 승점이다.
후반 추가시간 7분 코너킥 상황에서 페널티박스의 수비수 마르틴 슈크르텔(30·슬로바키아)이 미드필더 애덤 럴라나(26·잉글랜드)의 크로스를 헤딩 동점 골로 연결하여 극적인 무승부를 이뤘다.
↑ 카위트가 스파르타 프라하와의 유로파리그 홈경기 승리 후 리버풀 팬의 성원에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카위트는 2011년 4월 18일 아스널과의 2010-11 EPL 33라운드 원정에서 풀타임을 뛰었다. 원정의 불리함은 물론이고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부상으로 71분 만에 다 써버린 최악의 상황이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아스널은 미드필더 세스크 파브레가스(27·첼시 FC)가 페널티킥 유도에 성공했다. 이를 공격수 로빈 판페르시(31·맨유)가 1분 후 선제골로 연결하면서 리버풀의 패배는 확정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리버풀의 차례였다. 후반 추가시간 11분 미드필더 루카스 레이바(27·브라질)가 페널티킥을 얻은 것이다. 카위트는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키커를 맡아 동점 골을 만들었다.
2010-11 EPL 33라운드 아스널-리버풀은 무려 12분의 추가시간이 주어졌다. 이번 시즌 EPL 17라운드 리버풀-아스널의 추가시간은 10분이었으니 여러모로 1345일 전 경기의 축소판이었다.
카위트의 페널티킥 동점 골 당시 슈크르텔도 선발 출전하여 교체 없이 끝까지 뛰었다. 이번 극적인 무승부 이후 과거를 추억하지 않았을까?
슈크르텔은 2월 8일 아스널과의 2013-14 EPL 25라운드 홈경기(5-1승) 대승 현장에도 있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중앙 수비수임에도 아스널을 상대로 최근 리그 2경기 3골이라는 절정의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 슈크르텔(오른쪽)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이 좌절된 후 주장 스티븐 제라드(왼쪽)의 위로를 받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dogma01@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