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빈자리는 컸다. 대체불가의 자원이었다. 박주호(마인츠)와 한국영(카타르SC)을 짝으로 이룬 플랜B는 실패작에 가까웠다. 기성용에 거는 기대감과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불똥은 다른 곳으로 튀게 됐다. 왼쪽 수비다. 박주호와 한국영의 공존 가능성은 기실 매우 낮다. 기성용이 부상 혹은 퇴장 등의 변수로 뛰지 못하지 않는 한 중원의 두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고정이었다. 박주호, 한국영 등이 기성용의 파트너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였다.
사우디아라비아전을 통해 드러난 건 박주호와 한국영의 호흡이 ‘엇박자’였다는 것이다. 시너지 효과를 전혀 내지 못했다. 수비에서는 1차 저지선 역할을 해주지 못했으며, 공격에서는 전방으로 효과적인 볼 배급을 하지 못했다. 패스 미스가 잦으며 볼을 자주 빼앗겼다.
↑ 박주호(2번)는 한국영(16번)과 엇박자 호흡을 보였다. 기성용 없는 플랜B로서 실패작이었다. 자연스레 김진수(6번)와의 왼쪽 수비 경쟁이 치열해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최종 모의고사는 끝났다. 이제부터 매 경기가 결승이 될 아시안컵이다. 다시 한 번 박주호와 한국영 조합을 시험할 필요성은 없다. 박주호와 한국영의 중원 조합은 아시안컵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 플랜B는 필요하다. 혹여 기성용이 빠질 지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박주호 혹은 한국영에 이명주, 장현수(광저우 푸리) 등이 기용되는 다른 플랜B가 가동될 가능성이 크다.
박주호와 한국영이 동시에 중원에 설 수는 없다. 둘 중 하나만 설 수 있다. 자연스레 왼쪽 수비에 불똥이 튄다. 박주호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김진수(호펜하임)를 대신해 왼쪽 수비수로 이동했다. 주장 완장까지 찬 박주호는 안정된 경기력을 펼치며 구멍 뚫린 왼쪽 수비를 잘 메웠다. 박주호에게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왼쪽 수비수 김진수로 그려지던 구도는 다시 바뀌게 됐다. 김진수는 슈틸리케호에 승선해 치른 첫 경기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자주 뚫렸고, 그러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특유의 오버래핑이나 장기인 롱 스로인도 보이지 않았다.
기성용의 파트너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박주호는 지난해 11월 이
김진수는 흔들렸고 불안했다. 박주호도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박주호와 한국영의 공존 실패로 인해 왼쪽 수비 경쟁에 다시 불꽃이 튀게 됐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