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뚜껑을 연 아시안컵, 이변은 없었다. 이길 팀은 다 이겼다.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어쨌든 우승후보로 평가 받은 개최국 호주를 비롯해 한국, 이란 모두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다크호스로 평가 받은 우즈베키스탄 또한 장대비 속에 북한을 꺾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우승후보 1순위로 평가 받는 또 다른 팀도 기지개를 편다. 아시안컵 통산 최다 우승(4회)을 자랑하는 일본이 12일 오후 4시(한국시간) 첫 경기를 갖는다.
일본은 이라크, 팔레스타인, 요르단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조에 속했다는 평이다. 2007년 대회 우승팀 이라크가 있지만 최근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첫 경기 상대도 챌린지컵 우승을 통해 사상 첫 아시안컵 본선에 오른 팔레스타인이다.
팔레스타인은 관적인 전력상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힌다.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15위로 이번 대회 참가국 가운데 14번째다. 일본의 승리는 의심되지 않는다. 초점은 일본이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얼마나 강한 지를 보여주느냐다. 무난한 승리를 넘어 일본이 ‘저력’을 보여주느냐가 포인트다.
↑ 일본은 아시안컵 통산 4회 우승으로 최다 우승국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사진=AFPBBNews=News1 |
또한, 디펜딩 챔피언이 차기 대회 첫 경기에서 고전했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1996년 대회 이후 최근 6개 대회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의 첫 경기 성적표는 2승 2무 2패에 그쳤다. 일본의 경우, 2승 1무로 무패다. 그러나 1996년 대회의 경우 시리아를 상대로 종료 직전 극적으로 2골을 터뜨려 역전승을 하는 등 유난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쉽진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전력은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최강이다. 기본적으로 능력이 출중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가가와(도르트문트), 혼다(AC 밀란), 오카자키(마인츠), 나가토모(인터 밀란), 기요타케(하노버), 하세베(프랑크푸르트) 등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아기레 감독 체제 아래 비판이 끊이지 않았으나 최근 제 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 이후 치른 네 번의 A매치에서 3승 1패를 기록했다. 그 1패도 브라질전으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가 네이마르에게 4골을 내줬다. 다른 3경기에서 일본은 경기 주도권을 쥐고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더욱이 일은 아시안컵에 강했다. 최근 대회에서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2000년 대회 이후 아시안컵 본선에서 정규시간 패배는 딱 1번에 불과했다(다른 1패도
일본의 경기력은 한국으로서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할 사항이다. A조의 한국은 준결승 이후에 일본과 맞붙게 된다. 일본은 55년 만에 아시아 맹주 자리를 되찾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남의 나라 경기라고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게 아니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