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한국 호주] 종횡무진 기성용, 오늘은 '승리의 열쇠'

↑ 아시안컵 한국 호주 기성용 /사진=MK스포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2위 결정전에서 그라운드 곳곳을 누비며 승리의 발판을 놓는 맹활약을 펼쳤습니다.

기성용은 17일 호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전반 32분 자로 잰 듯 정교한 패스로 이정협(상주 상무)의 결승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김진수(호펜하임)가 내준 볼을 왼쪽 측면에서 받은 기성용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근호(엘 자이시)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내줬고, 이근호의 크로스에 이정협이 발을 갖다대 한국의 승리로 이어진 결승골이 터졌습니다.

수비진 세 명 사이를 꿰뚫는 기성용의 패스를 호주 선수들은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이근호와 이정협의 물 흐르는 듯한 마무리가 결승골로 이어졌습니다.

이후 한국이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는 상황에서 기성용은 수비에도 몸을 아끼지 않으며 호주의 공세를 막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후반 32분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이 승리를 지키려 측면 공격수 한교원(전북)을 빼고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대신 투입하자 기성용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전진해 더욱 공격적인 역할도 맡아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이 부상이나 감기 몸살 등으로 경기마다 큰 변화를 겪는 가운데 기성용은 박주호(마인츠), 김진수와 더불어 조별리그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습니다.

박주호는 이날 전반전 경기 도중 호주 선수와 볼을 다투다 코피를 흘려 교체되면서 세 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기성용과 김진수뿐입니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늦게까지 소속팀 경기를 소화하고 대표팀에 합류한 기성용은 조별리그를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1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는 '명품 롱패스'로 상대를 흔들어 첫 승의 '숨은 주역'으로 빛났습니다.

쿠웨이트와의 2차전에서는 한국이 이겼음에도 경기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선수 관리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그는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원래 이런저런 얘기가 다 나오는 법"이라고 일축해 주장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았습니다.

흔들릴 수도 있었던 팀을 다잡은 기성용은 '우승 후보' 자존심을 건 호주와의 A조 1·2위 결정전에서는 직접 승리의 문을 여는 활약으로 현재 한국 대표팀의 간판임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정협의 결승골에 발판이 되는 정확한 패스를 선보인 기성용은 경기가 끝난 뒤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되는 기쁨을 맛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