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의 세 번째 8강 경기는 퇴장이라는 변수가 승부를 갈랐다.
23일 열린 이란과 이라크의 아시안컵 8강에 무려 6골이 터졌다. 연장까지 120분을 치렀는데 3-3 스코어였다. 이란(4득점 0실점)과 이라크(3득점 1실점)의 공격과 수비를 고려하면, 예상 외로 불타오른 난타전이었다. 그리고 경고 10장과 퇴장 1장이 나온 혈투였다. 메흐르다드 풀라디(알 샤하니아)의 퇴장 하나가 불씨가 됐다.
당초 이란의 낙승 분위기였다. 최근 전적에서 이라크에 5승 1무로 일방적 우위를 점했다. 아시아 내 최강 수비를 자랑하는 이란은 1골이면 충분했고, 전반 24분 사르다르 아즈문(루빈 카잔)이 선제골까지 넣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도 앞선 이란이었으며, 흐름도 가져갔다.
↑ 이란(왼쪽)은 23일 열린 2015 AFC 아시안컵 8강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 패배를 했다. 전반 43분 풀라디의 퇴장에 울었다. 사진(호주 캔버라)=AFPBBNews=News1 |
전반 22분 경고를 한 차례 받았던 풀라디는 전반 종료가 얼마 안 남은 전반 43분 두 번째 경고를 받았다. 골키퍼 잘랄 하산(에르빌)와 부딪혔는데 의도적으로 볼을 잡은 골키퍼의 머리를 가격했다. 비신사적인 행위로 주심은 곧바로 옐로우카드와 함께 레드카드를 꺼냈다.
풀라디의 퇴장으로 이란은 수적 열세에 놓였다. 1명이 빠지면서 빈 공간이 생겼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촘촘한 수비로 상대를 질리게 만들며 ‘늪 축구’로 불렸던 이란이다. 그러나 11명과 10명이 뛸 때의 차이는 컸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린 이라크가 이란의 골문을 열었다. 후반 11분 좌우를 흔드니 이란 수비진도 함께 흔들렸다. 골키퍼 다리 사이로 날린 아흐메드 야신(외레브로)이 예리한 슈팅이 골망을 출렁이게 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이란의 골문이 505분 만에 열렸다.
이란의 골문은 연장 들어 계속 열렸다. 한 명의 공백을 메우려다보니 체력 소모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연장 전반 3분과 연장 후반 11분 잇달아 실점했다. 유누스 마
이란은 무서운 집중력과 뒷심을 발휘해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지만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운명의 여신은 이라크의 손을 잡았다. 이란으로선 허무한 탈락이었다. 전반 40분까지 다 잡은 승리였건만 퇴장 하나가 경기를 그르쳤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