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서민교 기자] “딱! 어어~ 조심해!”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의 두산 베어스 스프링캠프. 배팅 훈련을 하고 있던 외야수 김진형의 타구가 좌측 철조망을 넘어 투수조 훈련장을 향해 날아갔다. 타구의 방향은 곧바로 투수 노경은의 등 뒤를 향했다.
아찔한 순간. 그때 투수들을 지도를 하고 있던 전형도 수비코치가 순발력을 발휘했다. 손에 쥐고 있던 배트로 정확하게 타구를 막아낸 것. 타구에 맞은 배트가 부러질 정도로 강력한 타구였다.
↑ 두산 베어스 투수 노경은이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프링캠프에서 수비 훈련 도중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전 코치는 “이야, 이 배트가 노경은을 살렸다”며 부러진 ‘행운의 배트’를 챙겨와 노경은에게 선물로 건넸다. 노경은도 “이 배트가 아니었으면 내 오른쪽 어깨를 맞았을 것이다. 이 배트가 날 살렸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노경은의 어깨는 소중하다. 두산의 가장 큰 숙제는 마무리 투수. 이용찬의 군 입대로 뒷문이 헐거워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좌완 투수가 많아지긴 했지만, 걱정은 뒤쪽”이라며 고민이다. 노경은은 두산의 강력한 마무리 후보다. 이현승, 이재우와 함께 마무리 공백을 채울 대안으로 꼽힌다.
노경은은 마무리 후보 가운데 상대 타자를 윽박지를 수 있는 구위를 지녔다. 2012~13시즌 두산 마운드의 힘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냈다. 3승15패 평균자책점 9.03을 기록했다.
노경은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독기를 품었다. 훈련량도 늘렸다. 노경은은 “지금 몸 상태는 좋다. 나에게 의미가 있는 캠프가 될 것”이라면서 “이제 뚜껑을 열어 보는 일만 남았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파울 타구에 맞을 뻔했던 노경은은 행운을 담은 부러진 배트로 액땜을 했다. 전형도 코치는 “배트가 노경은을 살린 것처럼 살아났으면…”이라고 바랐다.
↑ 파울 타구에 맞을 뻔했던 노경은을 살린 부러진 배트. 사진(美 피오리아)=서민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