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나를 대우해준 삼성에 보답하고 싶다. 나는 열심히 운동해서 또 기다린다.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조동찬(32)이 팀에 대한 헌신의 뜻을 밝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었던 조동찬은 지난해 삼성과 총액 28억원(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에 삼성 잔류를 선택했다.
조동찬의 주 포지션인 2루에 역대 최고의 외인 타자로도 꼽히고 있는 야마이코 나바로가 성공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잔류가능성이 낮게 점쳐졌던 것도 사실. 삼성의 전지훈련 캠프가 열리고 있는 괌 레오팔레스 리조트에서 만난 조동찬 역시 “옮길 가능성도 꽤 있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지난 FA 계약 과정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 사진=MK스포츠 DB |
어느덧 대구에서 정착해 뿌리를 내린 가족들이 떠올랐던 조동찬이었다. 9일 부인 김하연씨와의 사이에서 셋째딸이 태어나면서 조동찬은 어느덧 1남2녀를 둔 가장이 됐다.
조동찬은 “가족들이 대구를 터전으로 살고 있는데 이제 와서 또 나를 다른 곳으로 가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대구가 좋았다. 삼성도 나를 대우해 준 제안을 하면서 결국 잔류를 결정했다”고 했다.
지난 2년간 불운 탓에 갑작스러운 부상에 시달리며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다. 그 때문에 더욱 고마웠던 삼성의 제안. 조동찬은 “삼성이 충분히 대우를 해줬다. 이제 더 열심히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알려지지 않았던 겨울의 뒷이야기가 있다. 계약을 마친 조동찬은 지난해 12월6일 일찌감치 괌 캠프로 먼저 이동했다. 선수단 전체의 이동일인 올해 15일보다 무려 한 달도 훌쩍 넘는 이른 시기. 많은 삼성 선수들이 지난해 말이나 올해 초 정도에 괌에 조기 합류한 것과 비교한 것과 비교해봐도 매우 빨랐다. 그 때문에 괜히 조동찬은 자신의 겨울 행적을 숨겼다.
“괜히 유난떠는 것 같이 보이는 것이 싫어서”라는 것이 그 이유. 구슬땀을 흘리던 조동찬은 “셋째가 태어날 것 같다”는 아내의 이야기에 한국에 다시 들어와 셋째딸의 탄생을 함께한 이후 다시 캠프에 재합류했다.
그만큼 뜨거운 겨울을 보내고 있지만 앞으로의 주전경쟁은 험난하다. 조동찬은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팀에서 또 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어떤 역할을 맡기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해야한다”며 “팀에서 나를 챙겨주고 잡아준 만큼 그것은 내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먼저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며 헌신과 희생을 강조했
일단 올해 삼성 내야진에 누수는 없다. 2루수는 역시 재계약을 한 외인 타자 나바로가 유력하다. 조동찬의 역할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될 것이 유력하다. 그렇지만 다재다능한 조동찬의 존재는 144경기 체제로 치러지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삼성의 가장 든든한 보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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