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서민교 기자] 1군 스프링캠프도 미국도 처음이다. 뜻밖의 합류 전화도 받았다. 그래서 들떴고,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황목치승(30‧LG 트윈스)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뒤늦게 합류했다. 코칭스태프의 요청에 의해 깜짝 추가 발탁됐다.
황목치승은 29일(이하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LG 캠프 오전 훈련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숨길 수 없는 미소를 머금은 밝은 표정. 황목치승은 마냥 행복해 보였다.
“실력이 안 되니까 또 1군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거라 생각했다.” 황목치승의 첫 마디는 아쉬움으로 가득 했다. 하지만 “2군 대만 캠프에서 열심히 해서 꼭 오키나와 캠프에 불러주실 수 있도록 잘하고 싶었다”며 간절했던 마음을 담았다.
↑ LG 트윈스 내야수 황목치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해 들뜬 표정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양 감독은 캠프 도중 황목치승을 긴급 수혈하기로 결정했다. 유격수 오지환의 훈련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 첫째 이유였다. 양 감독은 “훈련 강도가 세다 보니 지환이가 많이 지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황목치승이 합류하면 그런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또 올 시즌 바뀐 패턴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불렀다”고 했다. 이어 양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는 더 이상 추가 합류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황목치승은 이천에서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 있는 도중 합류 소식이 담긴 전화를 받았다. 차명석 수석코치도 직접 전화를 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불러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더 열심히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
황목치승은 잔뜩 들뜬 마음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도 처음이었고, 1군 캠프도 처음이었다. 황목치승은 긴 비행 시간 동안 오직 야구 생각만 했다. 그는 “코치님으로부터 바뀐 사인을 미리 받았다. 비행기를 타고 오는 내내 사인만 외웠다. 야구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황목치승은 일본 사회인 야구를 거쳐 고양 원더스 유니폼을 입은 뒤 2013년 LG에 입단한 사연 많은 선수였기 때문에 적잖은 화제를 모았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1군 경기에 데뷔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3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리 3타점 1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빠른 발과 안정적인 내야수비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생애 첫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그래서 그에게는 올해가 더 간절하다. 황목치승은 “지금 시차적응도 잘 모르겠다. 그냥 멍한 상태”라며 “올해 목표도 다른 것은 없다. ‘작년보다만 잘하자’는 것이 목표다. 지금부터 무조건 열심히 하는 것뿐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지각 합류한 황목치승은 이번 캠프에서 최승준, 백창수, 박용근, 박지규, 김재율 등과 함께 백업 내야수 경쟁을 벌인다.
↑ 황목치승이 시차적응도 없이 캠프 첫 훈련에 나섰다. 사진(美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