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애리조나 투산) 김세영 기자] 에릭 테임즈(29). 그는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보물과 같은 존재다. 그런 그가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다. NC는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인 테임즈를 비롯해 2명의 외국인 투수(찰리 쉬렉, 에릭 해커)와 모두 재계약을 맺었다.
스프링캠프를 떠난 NC는 미국 애리조나 투산에 위치한 ‘에넥스 필드’에서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세 명의 외국인 선수들도 즐겁게 훈련에 동참하고 있었다.
5일(현지시간) 점심 식사 후, 선수들은 실전경기에 임하는 청백전 조와 포지션 별 개인훈련조로 나뉘어 오후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연습경기장에서 타격 훈련에 한창이던 테임즈를 만났다. 그가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 팀 훈련에 열중이던 테임즈는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사진=MK스포츠(美 애리조나 투싼) 천정환 기자 |
“미국 같은 경우에는 여러 정책 요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즐거움 때문이다. 팀원들과 즐겁게 야구도 하고, 함께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택했다.”
메이저리그에 더 도전할 수 있는 나이지만, ‘최고의 무대’인 만큼 스트레스도 극심했다. 테임즈가 한국 프로야구 팀과 재계약을 맺게 된 배경은 이 때문이다. 그는 다른 외적인 요소보다 야구 자체를 즐기길 원한다. 팀 동료들과 함께 뛰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더 초점을 맞추는 선수다. 더구나 지난해는 잊지 못할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아무리 한국에서의 생활이 즐겁다 할지라도 자신의 고향인 미국보다는 못할 터. 기본적인 생활은 어떤지 궁금했다. 아무래도 한국 음식이 입맛에 맞아야 했다.
“처음엔 적응을 하기 위해 4개월 정도는 많이 노력했다. 그러면서 (창원)도시의 좋은 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처음 왔을 때 먹은 (한국식 구워먹는)고기를 기억하고 있다. 합성동 갈매기살? 오! 맞다. 그거다.(웃음) 이번에 돌아와서도 팀원들과 잘 어울려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테임즈는 125경기에서 타율 3할4푼3리(전체 8위) 37홈런(3위) 121타점(2위)을 기록할 뿐 아니라 거포답게 장타율(.688·2위), 득점권 타율(.388·5위)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한국무대 첫 시즌 만에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군림했다. 덕분에 NC는 프로무대 데뷔 2년 만에 정규시즌 3위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룩했다.
아쉽게도 2014 골든글러브 수상(1루수 부문 후보)에서는 제외됐지만 아쉬움은 전혀 없다. 그가 집중하는 것은 오로지 야구 그 자체다. 개인 수상의 영예보다 팀을 위한 야구를 진정 즐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그의 말엔 일관성이 있었다.
“그런 것들은 개인적으로 생각지 않는다. 우리 팀이 작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좋은 성적에 기여한 것에 만족하고 있다. 특별히 수상에 연연하지 않고 있다.”
↑ 테임즈는 한국행을 택한 이유로 NC 팀원들과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어서라고 말했다. 사진=MK스포츠(美 애리조나 투싼) 천정환 기자 |
올 시즌 NC는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신생팀 혜택은 사라졌고, 보강을 위한 외부 영입은 없었다. 지난 시즌과 비슷한 전력을 유지하는 데 여력을 쏟았다. 팀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중심타자인 테임즈의 역할이 지난해보다 무거워진 면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어딜 가나 따라오는 (한국무대) ‘2년차 징크스’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물론 그는 다년간 미국에서 야구생활을 하며 산전수전을 겪어본 인물이다.
“미국에도 2년 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에서만 야구를 한 것이 아니다.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번 시즌 팀과 나 자신에게 행운이 따랐으면 좋겠다.”
한국과 미국 야구의 최근 차이점에 대해서도 간파하고 있던 그다. 올 시즌도 호성적을 거둘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수염도 근육도 실력 만큼이나 두드러졌다.
“이번 시즌 KBO의 스트라이크 존이 더 넓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점을 잘 적용해서 공부를 하고 있다. 특히 비디오 분석을 많이 하는 편이다. 작년에 왜 삼진을 당했는지 면밀히 보고 있다. 이번 시즌도 준비를 잘 하겠다.”
지난해 관심을 모았던 김태군과의 홈런 세리머니 이야기를 꺼냈다. 김태군 이야기에 금세 웃음을 터뜨린다. 올 시즌 김태군과의 새로운 ‘시크릿 세리머니’를 준비 중인 그에게 살짝 힌트를 달라고 말했다.
“(웃음) 알려줄 수 없다. 비밀은 비밀이다. 음…김태군은 좋은 선수고, 우리 팀 포수로 가장 중요한 수비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에 나와 이야기한 것이 있는데 그는 홈런 10개를 치기로 했다. 내가 또 그렇게 만들 것이다. 김태군에게 역으로 시도하려 했던 다른 세리머니도 올 시즌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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