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전 국제축구연맹(FIFA) 심판 비론 모레노(46·에콰도르)가 이탈리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모레노는 주심을 맡은 2002 한일월드컵 한국-이탈리아 16강전에서 프란체스코 토티(39·AS 로마)를 퇴장시켜 이탈리아와 악연이 됐다.
이탈리아 축구매체 ‘판타가제타’는 7일 모레노의 최근 칠레 방송 인터뷰를 인용하여 보도했다. 모레노는 “이탈리아인들은 아직도 베니토 무솔리니(1945년 사망) 같다. 좋든 나쁘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패배’라는 개념이 없다”면서 “1938 프랑스월드컵 당시 무솔리니는 이탈리아대표팀에 ‘우승하지 못하면 귀국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지금도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무솔리니는 1922~1943년 이탈리아의 국무총리로 재직한 독재자다. ‘파시즘’의 창시자로 유명하다. 독일·일본과 함께 추축국의 일원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으나 연합국에 패한 후 1945년 4월 28일 총살당했다. 이탈리아대표팀은 다행히 1938 월드컵을 제패하여 무사히 귀국했다.
↑ 모레노가 한일월드컵 한국-이탈리아 16강 전반 22분 토티(10번)에게 1번째 옐로카드를 꺼내고 있다. 사진(대전월드컵경기장)=AFPBBNews=News1 |
↑ 모레노가 한일월드컵 한국-이탈리아 16강전 연장 전반 13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진 토티(사진에 없음)에게 퇴장을 명하자 안젤로 디리비오(16번)와 크리스티안 비에리(21번)가 항의하고 있다. 진(대전월드컵경기장)=AFPBBNews=News1 |
그러나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모레노의 심판 자격 말소까지는 채 1년도 걸리지 않았다. 에콰도르 1부리그에서 단일경기 ‘추가시간 13분’ 및 ‘특정팀 선수 3명 퇴장’이라는 기행을 잇달아 벌여 자격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자 2003년 3월 은퇴했다. ‘추가시간 13분’ 당시 대기심이 측정한 추가시간은 6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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