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간판타자 홍성흔이 좋은 팀 분위기와 함께, 희망찬 시즌 전망을 전했다.
두산은 올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삼성, SK, 넥센 등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공수에서 기대감이 큰 외인 타자 잭 루츠를 새롭게 영입하고, 10승이 보장된 투수로 평가받는 좌완 장원준도 FA로 붙잡았다. 선발 야구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해보다 높은 시즌이다.
불펜진에는 유망한 자원들이 대거 성장, 올해 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거기에 김태형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면서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도 재정비했다. 약점으로 꼽히는 뒷문 문제만 해결된다면 분명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였다.
↑ 사진=MK스포츠 DB |
특히 홍성흔은 일일 코치를 자청, 타격에 대해 조언도 하고 직접 펑고도 치면서 훈련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선수들도 열성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오히려 나중에는 홍성흔이 ‘훈련 좀 그만하라’며 선수들을 말렸을 정도였다.
벤치로 들어온 홍성흔은 “캠프 시작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범경기도 마치고 이제 곧 시즌이 시작된다. 시간 참 빨리 간다. 이러다 어느덧 보면 또 한국시리즈를 하고 있지 않겠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땀방울을 닦았다.
그런 그에게 ‘한국시리즈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묻자 홍성흔은 “그렇게 될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인 이후 “아직은 뭐라고 말하기는 섣부르지만 느낌이 좋다”고 했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간판스타로서의 당연한 자신감이자 충분히 객관적인 전망이기도 했다.
특히 신예들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홍성흔은 “많이 느끼시겠지만 마운드는 확실히 한 단계 높아진 느낌이다. 시범경기 통해서 젊은 함덕주, 윤명준, 김강률, 변진수 같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게 된 것 같고 선발진에는 장원준이 영입되면서 무게감이 생겼다”며 마운드를 확실한 업그레이드 포인트로 봤다.
김 감독의 부임으로 달라진 변화도 상당하다는 설명. 홍성흔은 “다들 해보자는 분위기가 상당하다. 감독님이 오시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들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경기에서도 긴장감을 가지고 다들 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김 감독이 현역시절부터 두산에서 선배와 후배 사이로 한솥밥을 먹어봤던 홍성흔이기에, 지도 철학이나 스타일은 누구보다 잘 안다. 홍성흔은 “감독님께서 사적으로는 굉장히 농담도 많이 하고 편하고 좋은 형님 같은 스타일이다. 그런데 그라운드에서는 또 다르다. 말씀이 많이 없지만 눈빛이나 행동하나에 카리스마가 넘친다. 짧게 ‘야’하고 한 마디 하면 분위기가 싹 달라진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긴장이 선수단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홍성흔의 설명이었다.
올해 호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는 그 어느때보다 더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을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이기도 했다. 홍성흔은 숨겨진 ‘노력파’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리 선수들은 쉬라고 해도 쉬는 선수들이 없다. 본인들이 알아서 다 하는 선수들이다. 누굴 콕 집어서 열심히 한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들 정말 열심히 한다”며 선수들의 노력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나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 홍성흔의 설명. “비단 우리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제 선수들이 프로라는 것에 대해 자부심이 상당하고, 또 자신이 열심히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는 다는 인식이 확고해졌다”며 “그래서 겨울에도 개인 트레이너도 붙이고 정해진 훈련 프로그램도 누가 시키지 않아도 꼬박꼬박 소화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다들 애쓰고 있다”고 했다.
많은 야수들과 함께 투수 중에서는 김강률의 간절함을 인상적으로 봤다. 홍성흔은 “(김)강률이가 올해 캠프에 들어가면서 ‘올해는 정말 마지막입니다’라는 한 마디를 하는데 간절함이 달라보였다. 진짜 그래서 캠프 때 웨이트도 열심히 하고 훈련도 많이 했다. 정말 올해가 아니면 안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하는 것이 보였다”며 “그래서 (김)강률이가 시범경기서도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니 기분이 좋다. 모두 열심히 한 만큼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꼽은 타선의 키는 잭 루츠. 홍성흔은 “중심타선에 (김)현수도 있고 나도 있지만 루츠가 4번으로 자리를 잡고 안 빠지는 것이 제일 중요할 것 같다”며 “부상 경력이 있었던 선수기 때문에 안 아프고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루
‘타자’ 루츠를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 홍성흔은 “확실히 허당 타자는 아니다. 정확성도 있고 힘도 있고 선구안도 있다. 루츠가 얼마만큼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뛰느냐에 따라서 올해 우리 타선의 무게감이 달라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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