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4일 프로야구 종합]
이래서 열심히 뛰는 청춘에겐 보상이 필요하다. 너무 지치기 전에.
패기와 희망으로 씩씩하게 뛰어온 ‘막내구단’ kt가 손에 닿을 듯 닿을 듯 닿지 않는 ‘첫 승’ 앞에 다리 힘이 풀린 모습이다.
kt는 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IA전에서 초반부터 실책과 불운, 어수선한 수비 등 아쉬운 그림을 연출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준 끝에 2-10으로 져 무력한 6패째를 기록했다.
1회초 수비부터 ‘흑마법’에 홀린 듯 몽롱한 상황이 이어졌다. 폭투, 송구실책, 수비 포메이션 미스 등의 아쉬운 장면이 겹쳤다. 실책만 3개로 선취점을 내줬다.
↑ 전날 최희섭의 홈런 두방으로 kt를 울렸던 KIA는 4일 경기서는 이범호의 홈런 두방으로 kt를 KO시켰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KIA는 3회 이범호의 투런홈런으로 3점째를 채우고 6회에는 1사 1,3루에서 8번 이성우가 쐐기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공은 괜찮았던’ kt 선발 시스코에게 KO 펀치를 날렸다.
KIA는 5-1의 리드가 넉넉하던 마지막 9회초 공격에서도 이범호의 만루홈런을 포함, 5안타를 몰아치는 화력을 과시하며 두 자리 수 득점을 완성했다. 이범호는 통산 11번째 만루홈런을 기록하면서 현역 최다 그랜드슬램 타자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 KIA는 5연승, 최하위 kt는 6연패.
kt는 연패가 길어지면서 초반보다 오히려 풀이 죽은 플레이, 경기가 꼬이는 조짐인 것이 걱정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kt의 힘겨운 하루는 오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SK의 어제가 그렇게 된 것처럼.
SK는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에서 그동안의 빈타 터널을 벗어나 모처럼 활발한 공격 야구를 펼쳤다. 11안타로 넥센 마운드를 두들기며 10-4로 크게 이겼다.
SK는 1회부터 톱타자 이명기의 2루타, 3번 최정의 적시타, 4번 브라운의 연속 안타에 이어 5번 박정권의 3점 홈런까지 주포들의 기분좋은 연타 릴레이로 기세를 올렸다. SK는 5회까지 9-4로 스코어를 벌리면서 그동안의 안타 가뭄을 해갈하는 타격전을 펼쳤다.
전날까지 유일한 1할대 팀타율에 허덕이고 있던 SK는 개막 전 우승전력에서 ‘전문가들은 왜 그러나’ 시리즈의 주역으로 돌변하고 있던 순간에 실로 단비 같은 타격감 회복을 맛봤다. 덤으로 지난해 6월20일부터 이어져온 목동구장 6연패도 마침표.
아직까지 넥센의 ‘선발 한현희’는 ‘홀드왕 한현희’만 못 하다. 첫 등판이던 지난달 29일 한화전서 5이닝 3실점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던 한현희는 이날은 5회 무사 1루에서 강판되면서 4이닝 6실점 패전을 떠안았다.
↑ SK 박정권은 목동 넥센전에서 1회부터 3점홈런을 터뜨리며 와이번스 타선의 활발한 타격쇼를 이끌었다. 사진(목동)=옥영화 기자 |
공들여 키우는 고졸 2년차 ‘기대주’ 임지섭은 삼성 ‘제1선발’ 피가로와의 맞장승부에서 7이닝 무안타 무실점으로 쾌승, 팀의 소중한 1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앞선 두 번의 등판에서 번번이 실점했던 ‘위기의 마무리’ 봉중근을 3-0의 9회초에 다시 한 번 마운드에 올렸던 ‘삼세판 뚝심’의 결과는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봉중근은 선두 박한이를 4구로 내보내면서 팀 노히트노런을 무산시켰고, 이어진 1사1루서 삼성 4번 최형우에게 우월 2점 홈런까지 허용하면서 3-2까지 쫓겼다. 그러나 후속 타자 이승엽과 강봉규를 범타 처리하면서 다행히 시즌 첫 세이브에 성공했다.
“늘 임기 이후의 LG까지 생각하겠다”는 양상문 감독이 보채지 않고
이날 마산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NC-한화전과 사직구장의 롯데-두산전은 남부지방에 내린 봄비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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