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지난해에 이어 ‘홈런 꼴찌’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개막 이후 58개의 홈런이 터졌다. 그러나 이 안에 LG가 기록한 홈런은 단 1개도 없다.
LG는 시즌 개막을 앞둔 12차례 시범경기에서 1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18개의 홈런을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2위에 올라섰다.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시즌 초반 홈런 성적표만 봤을 때 기대는 또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90개의 홈런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홈런 100개를 넘기지 못한 구단은 LG가 유일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핸디캡도 있었지만, 같은 구장을 쓰는 두산 베어스는 108개(7위)의 홈런을 기록했다.
↑ LG 트윈스 4번 타자 이병규(7번)의 부진이 아쉽다. 사진=MK스포츠 DB |
거포 부재는 LG의 해묵은 과제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영입 조건에도 거포보다 수비와 타격에 집중했다. 홈런의 약점 현실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올 시즌을 준비했다. 그래도 기대 수치가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낮은 기대치에도 못 미치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팀 내 가장 많은 홈런(16개)을 기록했던 이병규(7번)를 4번 타자로 정해놓고 시작했다. 이병규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러나 개막 직전 어깨 부상으로 개막 2연전 결장을 하면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이병규는 5경기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우타거포 기대주로 꼽혔던 최승준의 극심한 타격 부진도 아쉽다. 최승준은 부상으로 데뷔조차 못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의 공백을 메울 거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6경기 19타수 1안타에 그치며 타율은 5푼3리로 뚝 떨어졌다.
여기에 이진영과 박용택의 초반 부상 결장도 발목을 잡으면서 홈런이 나올 가능성은 더 낮아졌다.
홈런을 제외하면 타격은 회의적이지 않다. LG는 팀 타율 2할8푼8리로 3위의 성적을 냈다. 2루타도 지난해 213개로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16개로 2위에 올라있다. 장타력이 확실히 좋아진 것. 오지환과 정의윤이 나란히 2루타 3개를 기록했다. 양상문 LG 감독도 “홈런이 나오면 좋겠지만, 잠실구장이 넓기 때문에 2루타로 주자를 모으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이 없다는 것은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갈 수밖에 없는 한계점이 있다. LG는 상대의 결정적 한 방에 흔들리면서 패배의 쓴 맛을 본 경기가 대부분이었다.
리드오프 오지환이 환골탈태했다. 정성훈도 팀 내에서 가장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타선의 부활이 절실하다. 박용택은 10일 잠실 두산전에 합류한다
LG는 7일부터 대전 한화 이글스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이젠 시즌 첫 홈런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대전구장에서 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대구구장과 문학구장(이하 10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홈런을 기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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