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번용?’ 김재환, 더 올려도 되겠는 걸...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24일 두산의 신바람 3연승 속 단독 2위로 이끈 건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2군’이었던 김재환이었다. 퓨처스리그 LG전(2타수 2안타 1타점)을 뛰다가 ‘긴급호출’을 받고서 이천 베어스필드에서 잠실구장로 이동했다. 1군 엔트리 등록과 함께 KIA전 선발 출장. 초스피드로 이뤄진 1군 복귀 무대서 김재환은 펄펄 날았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환의 복귀에 대해 “(1군에)올릴 때가 돼 올렸다”라며 덤덤해 했다. 그리고 그를 7번타자로 기용했다. 2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 1군에서 7,8번이 김재환의 타순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더 올라갈 수는 없지 않느냐”라고 했다.
김재환의 위에는 김현수, 홍성흔, 오재원, 양의지가 버텼다. 김현수와 양의지는 최근 불꽃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중심타선보다 더 무서웠던 7번타자였다. 맘을 바꿔 타순을 더 올려도 될 정도로.

↑ 두산의 김재환은 1군 복귀 무대였던 24일 잠실 KIA전에서 3안타(1사구)를 치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김재환은 홀로 3안타를 쳤다. 그리고 그의 안타 하나하나가 의미 있었다. 두산을 춤추게 만드는 마법이 깃든 안타였다.
1회 1사 1,2루서 적시타로 두산의 3-0 리드를 만들더니 3회에는 2루타를 때려 공격의 물꼬를 텄다. 그는 민병헌의 타구를 유격수 강한울이 잡지 못한 사이, 재바르게 홈을 밟았다. KIA가 추격의 고삐를 당기던 시점에서 나온 귀중한 득점이었다.
2,3회를 퍼펙트로 막던 KIA 선발 문경찬은 김재환과 대결서 밀리며 주저앉았다. 5회 2사 1루서 김재환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한 것. 3타수 3안타로 김재환은 ‘문경찬 킬러’였다. 문경찬은 1루 베이스의 김재환에게 등을 보이며 쓸쓸히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재환은 지난 14일 말소되기 전까지 타율 1할8푼8리(32타수 6안타)를 기록했다.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아니었다. 김태형 감독은 “스스로 부담을 느끼니 자신감까지 결여됐다”라고 했다. 잃어버린 자신감을 2군에서 되찾은 것일까. 아니면 2군행이 자극제가 됐던 것일까. 열흘 만에 올라온 1군 무대에서 그동안 못 쳤던 울분을 다 토했다. 시즌 첫 멀티히트. 또한, 7회 사구로 1루 베이스를 밟으며 100% 출루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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