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가 4월의 마지막 날에 이어 5월의 첫 날에도 졌다. 위와 몇 계단 차이가 안 난다. 그러나 아래도 몇 계단 차이가 안 난다. 2일 KIA는 시즌 첫 ‘9위’까지 미끄러질지도 모른다.
생각보다 익숙한 연패는 아니다. 4연패(4월 16일~19일)와 5연패(4월 7일~11일)도 경험했으나 그 외 연속 패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부정적으로 표현하면, 한 번 연패 늪에 빠지면 빠져 나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승리와 패배를 널뛰기 하듯 하며 5할 승률을 유지했던 KIA는 연패와 함께 단독 8위가 됐다. 9위 NC와는 0.5경기 차. 2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뀐다. ‘동네북’ kt를 제외한다면, 밑바닥이 머지않았다.
물론, 올라갈 수도 있다. 5월 첫 3연전의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공동 3위 SK를 0.5경기 차로 쫓을 수 있다. KIA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이 가득하다.
↑ KIA가 시즌 세 번째 연패 늪에 빠졌다. 안 되는 걸 고쳐나가는 게 우선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래도 가장 심각한 건 침체된 타선이다. ‘4번타자’ 직함을 내려놓은 나지완만의 문제가 아니다(물론 그에게 주어진 결정적인 찬스를 살렸다면 승수를 더 쌓았을지 모른다. 1일 광주경기에서도 9회 2사 만루서 나지완은 2루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KIA는 지난 24일 이후 6경기를 가져 2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3.5점에 불과했다. 특히, 안타가 매우 적었다. 6-7-5-10-3-4로 빈타에 가까웠다. KIA가 상대보다 더 많은 안타를 친 건 29일 한화전이 유일했지만 안타 수는 10-9로 큰 차이가 없었다.
29일 한화전 같이 특정 이닝에 집중타를 몰아치며 승기를 잡기도 했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았다. 흐름이 매끄럽지가 않았다. 상대 선발투수의 호투에 꽁꽁 묶인 게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답답한 흐름이었다. 이범호와 최희섭이 깨어나는가 싶었으며, 브렛 필이 분전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분위기를 한 번에 뒤엎을만한, 영양가 넘치는 홈런이라도 많이 나와야 하는데 지난 6경기에서 딱 2개였다. 그 홈런을 친 2경기에서 승리를 낚았을 뿐이다(게다가 그 홈런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호랑이군단의 최근 야구는 시원시원하지가 않다. 장원준, 마야(이상 두산), 안영명(한화), 김광현(SK)이라는 ‘거물’ 투수를 만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타선의 감이 떨어졌다. 반대로 상대는 KIA의 에이스를 공략했다. 그렇다 해도
안 되는 부분부터 보완이 필요하다. 특정 선수가 아닌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타선으로 승수 사냥을 기대하는 건 무리가 있다. KIA의 5월, 일단 잘 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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