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지난 2일 밤 kt 트레이드 소식을 접한 장성우는 이튿날 아침 부랴부랴 기차를 타고 수원에 왔다. 처음 온 곳은 아니지만 프로선수로서 수원은 아직 낯설기만 하다. 새롭게 단장한 위즈파크는 더욱 그렇다. 롯데 소속으로 시범경기와 KBO리그를 통해 kt를 상대했지만, 모두 부산에서였다.
새 홈구장에 와서 새 유니폼을 입고 새 동료를 만나니 실감이 난다. 하지만 여전히 얼떨떨하기만 하다. kt 유니폼을 갈아입은 장성우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롯데에서 잘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 부산을 떠나게 돼 마음이 마냥 편치 않다. 새 팀 적응이 걱정스럽진 않다. 다만 낯선 곳(수원)에서 지내야한다는 게 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 kt로 트레이드된 장성우가 3일 위즈파크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수원)=천정환 기자 |
이번 트레이드로 9명의 선수가 이동했다. 그 가운데 중심축은 장성우다. 포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조범현 감독은 장성우에 꽂혔다. 조범현 감독은 “대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장성우는 트레이드 첫 날부터 주전 포수가 됐다. kt는 3일 수원 NC전에 장성우에게 포수 마스크를 쓰게 했다. kt 투수들의 특징은커녕 이름도 다 모르는 가운데 내린 결단이다. ‘절대 신뢰’다.
장성우도 의지를 다졌다. 장성우는 “어디서나 경쟁은 치열하다. kt도 다르지 않다. kt는 신생구단이다.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기왕 온다면)그나마 일찍 와 다행이다. 더욱 열심히 해서 팀이 발전하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나 또한 어느덧 프로 8년차다. 이제는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야 하지 않겠냐”라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친정과 만남은 오래지 않아 성사된다. kt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위즈파크에서 롯데를 상대한다. 시즌 첫 롯데와 홈경기다. 새로 유니폼을 입고서 2주도 채 안 되니 트레이드 대상자들
반갑긴 하나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고 싶을 터. 친정에 비수를 꽂고 싶은 건 장성우도 다르지 않다. 장성우는 “롯데를 상대한다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다. 옛 동료를 만나면 반가울 것 같다. 그래도 프로의 세계 아닌가. 그건 둘째 치고 경기는 경기다”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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