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새로운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한다.” 5일 마산구장에 도착한 김기태 감독의 짧은 한마디였다. 여러 뜻이 담겨있는 가운데 그의 각오를 느낄 수 있다.
황금연휴 속에 시작되는 한 주는 KIA에게 고난의 한 주다. NC, 넥센을 차례로 상대한다. 먹이사슬처럼 KIA가 유난히 약했던 상대들이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KIA가 올해 스윕은 2번 했는데, NC(4월 7~9일)와 넥센(4월 17~19일)에게 당했다.
‘다음에 두고 보자’라며 설욕을 다짐했건만, 그게 참 빨리 돌아왔다. 그리고 한꺼번에. ‘복수의 한 주(Revenge Week)’가 된 셈이다. 마음 같아서야 6패를 6승으로 돌려받고 싶겠으나 어쨌든 다부진 각오 속에 최대한 많이 설욕하고 싶을 터.
↑ 나지완은 5일 마산 NC전에서 9일 만에 17호 안타를 쳤다. 하지만 안타보다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침체에 빠진 KIA 타선은 이날도 ‘물방망이’였다. 6안타 3볼넷에 그쳤다. 4회 상대 실책 속에 2점을 얻고 승부가 기운 9회 1점을 보탠 게 다였다. 2회 2사 2,3루-7회 2사 1,3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KIA와 다르게 NC가 집중력을 발휘했다.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그 차이는 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KIA의 자멸에 가까웠다. 어이없게 위기를 자초하더니 허무하게 실점했다.
필립 험버는 2회 2사 만루를 초래하더니 폭투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포수 차일목의 수비가 안정적이지 않았다.
3회에는 1사 3루서 나성범의 희생타로 추가 실점을 했다. 3루 주자 박민우의 빠른 발이 인상적이었으나, 충분히 보살을 할 수도 있던 상황. 나성범의 타구는 짧았다. 그러나 중견수 김다원의 홈 송구는 세기와 정확도 모두 떨어졌다.
가장 심각했던 건 4회였다. KIA는 2-2 동점을 만든 뒤 곧이은 수비에서 ‘큰 실수’를 저질렀다. 이호준의 외야 타구를 좌익수 나지완이 공을 시야에서 놓치며 2루타로 만들어 준 것. 이호준의 300호 2루타(통산 16번째)로 기록됐지만 나지완의 실책과 다름없었다. 안 내보내도 되는 주자였던 이호준은 결국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팽팽해져야 할 흐름이 엉뚱한 수비 하나로
마산에서 설욕을 다짐했으나 첫 날은 아니었다. 스스로 못해 헌납한 꼴이기에 더욱 아픈 NC전 네 번째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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