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계속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양상문(53) LG 트윈스 감독에게 물은 외야수 이병규(41·9번)의 대타 기용에 대한 질문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시즌 내내 변함없는 마음이다. 그 기다림은 신뢰다. 단지 베테랑 타자에 대한 배려는 아니다.
이병규는 감을 찾지 못하는 LG 타자들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31경기에 주로 대타로 출전해 타율 1할7푼2리(64타수 11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활약이다.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이병규이기 때문에 더 그렇다.
↑ LG 트윈스 베테랑 외야수 이병규가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달 1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은 짜릿했다. 1-2인 8회말 1사 1, 2루 찬스. 이병규가 대타로 들어섰다. 두산 마무리 투수 윤명준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스리런을 터뜨렸다. 이병규의 존재 가치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이병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이병규는 최근 5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5월 9경기에서는 18타수 1안타로 타율 5푼6리에 불과하다. 극심한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율 9푼7리(31타수 3안타)에 그쳤다.
이병규를 바라보는 양 감독의 부진 진단은 두 가지였다. 양 감독은 “경기에 자주 못 나가서 안 맞는 것 같다”며 “시즌 초반에는 자기 스타일대로 쳤는데, 중요한 찬스 때 나가다보니 강하게 치려고 하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병규는 올 시즌 선발 출장한 경기를 손에 꼽는다.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뛰고 있기 때문에 무리한 출전이 조심스럽다. 현재 몸 상태는 좋다. 양 감독도 “지금 이병규는 수비도 할 수 있다. 우익수 선발 출장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잠실 두산전 이후 선발 라인업에서는 제외됐다.
양 감독이 이병규를 꾸준히 대타라도 기용하는 이유는 뭘까. 타격감을 떨어뜨리게 하지 않기 위해 컨디션 난조에도 불구하고 맡기고 있다. 가장 중요할 때 믿고 쓸 수 있는 베테랑 타자이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정말 필요할 때 못 쓸까봐”라고 짧은 한 마디로 답을 했다.
이병규는 LG의 프랜
팀이 위기에 빠졌다. 특히 타선의 침체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젠 이병규가 양 감독의 기다림에 답을 해야 할 때다. 양 감독도 팬들도 ‘라뱅 스리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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