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핫코너까지 책임졌던 2루수 손주인(32)이 다쳤다. 전반기 아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35)이 돌아와야 할 때다. 이젠 진짜 한나한이 필요하다.
손주인은 지난 21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왼쪽 손등 골절상을 당했다. 7회초 넥센 구원투수 조상우의 153㎞ 강속구에 왼쪽 손등을 얻어맞았다. 6주 진단이 나왔다. 남은 전반기 출장이 어렵다.
↑ LG 트윈스의 외국인 내야수 잭 한나한은 언제 3루수로서의 진짜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을까. 사진=김재현 기자 |
타이밍이 최악이다. 손주인이 다친 시점은 절묘하게 꼬였다. 한나한은 오름세였고, 루키 박지규는 내림세였다.
오랜 기다림 끝에 돌아온 한나한이 지난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꾸준히 출장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시즌 타율 3할1푼6리를 기록하며 야수로도 출장 횟수를 늘렸다. 1루수로만 나서며 3루수 투입 시기를 조율 중이었다. 그 사이 3루수는 손주인이 맡았다.
2루수는 박지규가 책임졌다. 1군 경험이 없는 2루수 박지규의 컨디션이 떨어지고 있는 시점. 2루 수비는 여전히 든든했으나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1푼1리로 저조했다.
한나한의 주포지션은 3루수다. 손주인은 2루수다. 한나한이 3루수로 제자리를 찾으면 손주인이 2루수를 되찾는다. 박지규도 휴식을 취하며 2루수 백업으로 떨어진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한나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야수로서의 가치다. 양 감독은 “한나한은 타격이 아닌 수비로 데려온 선수다. 아쉬움은 남아있다”고 했다. 아무리 타격이 좋아도 3루수로서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면 ‘반쪽짜리’ 내야수에 불과하다는 의미였다.
한나한은 최근 꾸준히 펑고를 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3루수 투입 시점은 오리무중이다. 유지현 수비코치도 “한나한의 상태를 꾸준히 체크하고 있지만, 아직은 정확한 3루수 시점을 말하기 힘들다”면서 “1루와 3루 수비는 차이가 크다. 3루는 타구에 집중을 하면서도 송구까지 신경을 써야 한다. 한나한은 아직 그런 연결 동작이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LG는 시즌 초반 3루 공백을 돌려막았다. 정성훈과 양석환, 김영관, 백창수 등에 이어 손주인이 결국 돌아왔다.
정성훈은 체력 안배가 필요한 베테랑 내야수. 지난해부터 수비 부담이 적은 1루수로 돌린 이유도 이 때
한나한은 언제 3루수로서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까. 결국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극한의 위기까지 처했다. 여기서 더 무너지면 반등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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