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가 외국인 선수 기용 관련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투수 앤디 시스코를 방출한 뒤 타자 댄 블랙을 영입, 타자2·투수2 체제로 굳힌 것. 대개 구단들이 투수를 한 명이라도 더 쓰려는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공격력이 약한 팀이기에 충분히 이해가 가는 결정이다. 현재 부상 치료 중인 앤디 마르테가 6월 중 돌아온다면 외국인 타자 둘이서 타선을 강화할 수 있다. 마르테는 팀 내 가장 타율이 높은 중심타자이고 블랙은 최근까지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여기에 김상현, 장성호, 장성우 등이 번갈아 가면서 클린업 트리오를 형성한다면 다른 팀도 쉽게 넘을 수 없는 산이 된다.
↑ 퇴출 위기에서 일단은 벗어나게 된 kt 위즈 외국인 투수 필 어윈. 이제는 마운드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현재 kt 선발진은 크리스 옥스프링-필 어윈-정대현-엄상백-정성곤-조무근으로 이뤄져있다. 외인 투수 둘을 뺀 나머지 4명의 선수가 올 시즌 선발투수로 거듭나는 중이다. 이 외에도 불펜진에 합류해 경험을 쌓고 있는 ‘미래 선발 자원’ 주권과 퓨처스리그에 있는 투수들도 미래 kt 마운드의 기둥이 되어줘야 할 선수들이다.
조 감독은 이들 투수들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신의 공을 던질 줄 안다’는 점을 꼽는다. 경험은 적지만 씩씩하게 공을 던진다는 것. 흔히 좋은 공을 가지고도 ‘새가슴’으로 인해 유망주 이상으로 진화하지 못하는 투수들이 많았다. 이와 반대로 kt 어린투수들에 대해서는 적어도 소심한 투구를 걱정할 일이 없다는 긍정적 평가가 내려졌다.
다만 체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어린 투수들이 시즌이 진행되면서 부침을 겪을 것을 가능성 역시 높다. 이 정체를 뚫어낼 몫은 여전히 외국인 투수들이 해내야 한다.
kt는 지난 27일 시스코를 웨이버 공시했다. 시스코의 시즌 성적은 17경기 무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6.23. 시즌을 2선발로 시작했지만 부진하며 선발진서 이탈했고 불펜에 합류해 들쑥날쑥한 투구를 이어갔다. 퍽 괜찮았던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부진한 필 어윈보다 먼저 방출된 것은 선발 활용도가 낮다고 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시스코가 중간에서 나름대로 괜찮은 몇 경기를 치르자 취재진이 다시 선발로 써볼 계획은 없느냐고 물은 적이 있었다. 이 때 조범현 감독의 답변은 간단했다. “이미 선발로 몇 번이나 나가서 안 되지 않았나.” 결국 시스코가 먼저 퇴출 수순을 밟게 된 것은 선발진
여차하면 어윈까지 방출한 뒤 마운드서 구심점을 잡아줄 좀 더 좋은 대체 투수를 데려올 수 있다. 조 감독도 “6월말이나 7월쯤 시장이 제대로 선다. 그 때 또 좋은 선수가 나오면 데려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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