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KIA의 방방이는 불이 붙었다. 두산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을 조기 강판시킬 정도로 뜨거웠다. 좀처럼 식을 줄 모르는 불방망이는 유희관마저 무너뜨리고자 했다. 안타 9개를 치며 괴롭혔던 18일 전처럼. 하지만 불방망이는 물방망이로 변신했다. 혼쭐이 났던 투수는 설욕을 단단히 했다.
유희관은 지난 5월 16일 KIA와 첫 대결을 벌였다. 두산의 7-5 승리. 하지만 유희관은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하며 다승 단독 선두에 오르지 못했다. 6이닝 동안 4실점을 했다. 피안타가 9개였다. 4-0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4회 김호령을 내야안타로 출루시키면서 꼬이더니 이범호에게 2점 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 유희관은 3일 잠실 KIA전에서 8이닝 3피안타 1피홈런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그게 마지막 실점이었다. 뛰어난 완급 조절 속에 맞춰 잡는 투구로 KIA 타선을 잠재웠다. KIA 타자들의 허를 찌르며 탈삼진도 7개나 잡았다. 8이닝 동안 피안타는 고작 3개. 난타와는 아주 거리가 멀었다. 5회 1사 후 김호령에게 2루타를 맞은 게 그나마 위기였다.
최근 부진을 씻는 완벽투였다. 최근 3경기에서 18⅔이닝 동안 10실점을 했다. 6이닝 이상을 책임지면서 두 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으나 평균자책점은 3.02에서 3.53으로 치솟았다. 하지만 명예를 깔끔히 회복하면서 평균자책점도 3.27로 낮췄다. 또한, 하루 전날 무기력증 속에 굴욕적인 패배를 했던 두산이었다. 이를 그대로 되갚았다. 8-1 승. 그 앞에 선 게 유희관이었다. 8이닝 3피안타 1피홈런 7탈삼
KIA는 최근 4경기에서 47안타를 몰아쳐 34득점을 올렸다. 최근 가장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그러나 유희관 앞에선 차갑게 식었다. 유희관의 103구는 18일 전의 107구와는 전혀 달랐다. 다시 만난 사이, 유희관이 서있던 마운드는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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