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김원익 기자] “은퇴시점을 정해둔 것은 내 선택이다. 아직 정확한 시기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지금은 내후년쯤으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승엽(39, 삼성)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경기 3회 말 2사 주자없는 상황 롯데 구승민의 2구를 공략해 우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KBO 최초의 개인 통산 400호 홈런이라는 대기록이었다.
초유의 기록이자 향후 한동안 달성이 어려울 대기록을 작성한 이승엽은 경기 종료 후 인터뷰서 은퇴시점을 거론했다. 야구만 바라보고 내달린 30여년의 세월. 이승엽은 “야구만 하면서 살아왔고 지금도 야구가 너무 좋기 때문에 갑자기 은퇴를 하게 된다면 야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충격이 클 것 같아서 은퇴 시점을 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자신의 한계는 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산 450홈런과 한일 통산 2500안타 등의 기록에 의욕적으로 도전하겠다는 것이 이승엽의 각오였다.
↑ 사진=김영구 기자 |
불혹의 나이에 여전한 기량을 뽐내며 대기록을 쓴 이승엽이다. 올 시즌 특히 손민한(40), 이호준(39, 이하 NC) 등의 베테랑들의 분전이 눈에 띈다. 이승엽은 “정말 긍정적인 모습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서른만 넘으면 베테랑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베테랑들도 몸관리를 잘해서 야구를 잘 하는 모습이 많다”며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분명 베테랑들이 후배들의 자리를 뺏고 있는 것일 수 있다. 그만큼 후배들 역시 선배들을 넘기 위해 노력해서 선의의 경쟁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치열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다면 가질 수 없는 생각이며 자신감이다.
이승엽의 다음 목표는 통산 450호 홈런이다. “우선은 450홈런을 쳐보고 싶다. 50개가 남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면서도 의욕을 감추지 않았다. 일본에서 159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한‧일통산 559호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일 통산 600호 홈런도 사정권에 둘 만 하다.
이승엽은 “만약 한‧일 통산 기록으로 본다면 올해 안에 한일 통산 2500안타를 달성할 수 있는 걸로 안다. 그래서 그 기록부터 먼저 목표로 잡겠다”며 먼저 달성 가능한 목표를 언급했다. 이승엽은 KBO리그서 176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한일 통산으로는 2450안타. 이승엽의 말대로 한‧일 통산 2500안타는 초읽기에 들어갔고 KBO리그 통산 2000안타도 수년 안에 달성 가능하다.
이제 선수생활의 황혼기. 마무리도 떠올려볼만한 나이가 됐다. ‘스스로의 한계를 정해놓았냐’는 질문에 이승엽은 “많은 분들이 ‘왜 은퇴시기를 정해놓느냐’는 이야기를 하신다. 할 수 있으면 더 하는 것이 맞다는 말씀들이다. 그런데 지금도 야구를 좋아하고 어렸을적부터 야구만 하고 살았다. 그런데 갑자기 은퇴를 하고 나면 야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한동안 패닉상태에 빠져서 살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승엽은 “그래서 내가 선택을 했다. 정해진 것(시기)이 있는 것이 행복하게 그리고 허심탄회하게 선수 생활을 그만둘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상 없이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했다
정확한 시기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스스로 물러날 때를 결정하고 싶다는 뜻이다. 이승엽은 “아직 밝히기는 어렵다. 확정은 짓지 못했다. 지금은 내후년 정도로 일단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승엽은 이전에 은퇴와 관련한 솔직한 속내를 내비친 적이 있다. “기량이 떨어져서 등떠밀리듯 은퇴하는 것은 싫다. 스스로 은퇴
아직 이승엽과 한국야구와의 이별은 너무나 이르다. 스스로 한계를 정하지 않고 새로운 목표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는 이승엽이라면 그 시기는 충분히 더 늦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승엽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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