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안준철 기자]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홈런치고,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이 세이브를 거두면 좋겠다.”
야구팬들이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왔다. 정말 이대호가 홈런을 치고, 오승환이 세이브를 올리는 경기가 만들어졌다. 바로 1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한신과 소프트뱅크의 교류전 두 번째 경기에서였다. 이날 한신이 5-4로 승리했다. 오승환은 1점 차로 리드 중인 9회 마운드에 올라 삼진 1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경기를 매조졌다. 투구수는 단지 11개뿐이었고, 시즌 18세이브째를 챙겼다.
↑ 1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리는 2015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교류전에 앞서 이대호와 오승환이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日 후쿠오카)=천정환 기자 |
더구나 팀이 상승세를 오승환이 함께 한다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이날 리그 1위 요미우리와 2위 요코하마가 모두 패하며 3위 한신은 요미우리와는 1.5경기, 요코하마와는 1경기차로 좁혔다. 시즌 30승(29패) 고지를 밟으며 승률 5할도 넘어섰다. 경기 후 오승환은 자신의 세이브 부문 경쟁에 대해서는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어 신경 쓰지 않고 있다”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팀 승리에 대해서는 “너무 기쁜 일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팀이 패했지만 이대호로서도 홈런이 반갑기만 하다. 2회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한신 선발 후지나미 신타로(21)의 4구째 151km 한복판 속구를 잘 밀어쳤다. 지난 4일 요코하마전 이후 6일만에 홈런포를 가동한 이대호는 퍼시픽리그 홈런부문 3위를 지켰다. 1위인 나카타 쇼(닛폰햄)과는 3개차, 2위 나카무라 다케야(세이부)와는 2개 차다. 올 시즌 30홈런이 목표인 이대호는 목표까지 5부 능선을 넘어섰다.
이날 홈런으로 이대호는 9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가게 됐다. 타율은 종전 3할3푼3리에서 3할3푼5리로 소폭 상승했다. 타격 부분에서는 4위에 랭크돼있다.
이날 둘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대호가 8회에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비록 맞대결은 없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둘이 윈윈(Win-Win)한 경기라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가 나왔다는 얘기에 오승환은 “생중계된 경기로 알고 있는데, 팬들께서 즐거워하시면 그것으로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팀이 패했지만 이대호의 표정도 나쁘지 않았다. 6연승이 끊긴 점이
이날 윈윈게임을 펼친 오승환과 이대호는 경기 후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약속했다. 이대호는 “(둘 다) 고기를 좋아해서, 고기집에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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