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선수의 400홈런 중 소중하지 않은 홈런이 어딨을까요.
매일 터져 나온 홈런 속에도 나름의 사연과 희열이 다 있을 텐데요.
이런 홈런은 어떤가요.
김동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주자 만루, 한화 신성현이 받아친 공이 담장 너머로 사라집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는 신성현과 격하게 반겨 주는 동료들.
지난 6년 설움을 날려버릴 만큼 짜릿한 데뷔 첫 홈런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일본으로 야구 유학을 떠날 만큼 촉망받았지만, 프로에서 5년간 2군만 전전하다 쓸쓸히 귀국.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새 출발도 갑작스런 팀 해체로 물거품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진흙 범벅 속 살아 있는 눈빛을 기억한 김성근 감독이 한화 부임과 함께 육성 선수로 불러들였고, 데뷔 8경기 만에 만루포로 화답했습니다.
▶ 인터뷰 : 신성현 / 한화 내야수
- "치는 순간 넘어가라 넘어가라 했는데 넘어가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생애 처음 적으로 만난 동생 나성범의 홈런을 부러운 눈길로 지켜보던 형 나성용.
대타로 간신히 얻은 타석에서 당당히 홈런으로 응수하며 형의 위엄을 세웠습니다.
kt 새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은 이역만리에서 8년 만에 재회한 친구 린드블럼에게 데뷔 첫 홈런을 뺏었습니다.
세리머니 대신 미안함을 담은 눈인사를 찡긋.
오늘도 홈런 '유감'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